리차드 밀(Richard Mille)이 이탈리아의 슈퍼카 제조사 페라리(Ferrari)와 협업한 두 번째 결과물을 공개합니다.

-2022년 출시한 RM UP-01 페라리

2021년 페라리와 파트너십을 발표한 리차드 밀은 이듬해 첫 번째 결과물인 RM UP-01 페라리를 발표합니다. RM UP-01은 당시 가장 얇은 시계의 두께였던 1.8mm를 1.75mm로 갱신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단순히 얇기만 한 시계에서 그치지 않고 4년간 6,000시간의 테스트, 수십 개의 프로토타입 개발을 통해서 실제 페라리 드라이버들이 F1 경기에서 착용할 수 있는 상용화 버전으로 선보였었습니다. 두 번째 에디션은 리차드 밀이 2003년부터 꾸준히 선보였던 투르비용과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조합입니다. 해당 컴플리케이션은 페라리를 거쳐간 드라이버 펠리페 마사(Felipe Massa)와 키미 라이코넨(Kimi Raikkonen)과의 협업으로 각각 등장했었는데, 이번엔 페라리가 직접 나섰습니다. 이름부터 RM 43-01 투르비용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페라리입니다.

리차드 밀 특유의 오픈워크 다이얼이 페라리의 디자인 스튜디오 센트로 스틸레(Ferrari Centro Stile)의 손 아래 다시 태어났습니다. 기존의 RM 50 시리즈는 9시 방향에 30분 카운터, 6시 방향에 투르비용이 있었습니다. 이번엔 9시 방향의 30분 카운터는 그대로지만 투르비용의 위치를 5시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투르비용 케이지는 5-스포크 자동차 휠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변경하고, 카운터의 간격 역시 스포크에 맞춰 12초 간격으로 조정했습니다. 7시 방향에는 페라리 499P의 리어 윙에서 영감을 받은 플레이트 위에 페라리의 심볼이 자리합니다. 3시 방향엔 변속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W-N-H 세 개의 글자가 있습니다. 각각 와인딩, 중립(평소 착용할 때), 시간 설정 모드를 뜻합니다. 11시 방향에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1시 방향에는 메인 스프링의 장력 상태를 표시하는 토크 인디케이터가 있습니다. 곳곳의 포인트 컬러는 모델에 따라 다릅니다. 티타늄 케이스 버전은 곳곳에 페라리의 상징색인 붉은색, 카본 TPT® 버전은 페라리의 창업자 엔초 페라리의 고향 모데나를 상징하는 노란색입니다. 

케이스는 리차드 밀의 상징과도 같은 토노 형태입니다. 크기는 가로 42.9mm x 세로 51.2mm, 두께는 17.1mm입니다. 소재는 5등급 티타늄과 카본 TPT® 두 가지로 나뉩니다. 카본 TPT®는 리차드 밀만의 신소재로, 한 층에 최대 30 미크론(µ)에 불과한 탄소 섬유 시트를 수백 장을 겹겹이 쌓아 제작합니다. 이때 자동화 기계로 각 층의 방향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시계마다 다른 카본 TPT® 고유의 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후 120℃에서 6바(Bar)의 압력을 가해 케이스를 굳히고 최종적으로 가공하면 케이스가 완성됩니다. 모든 RM 43-01은 페라리 푸로산게 시트의 디테일을 추가한 블랙 러버 스트랩과 짝을 이룹니다. 티타늄 버전은 붉은색 포인트를, 카본 TPT® 버전은 노란색 포인트를 추가했습니다

무브먼트는 신제품을 위해 새롭게 개발한 인하우스 투르비용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RM43-01(진동수 3Hz, 파워리저브 약 70시간)입니다. 이번 칼리버 RM43-01의 스플릿 세컨즈 메커니즘은 리차드 밀과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 Le Locle, APLL)가 공동 개발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작동할 때 발생하는 마찰을 최소화하고, 초침의 관성에 의한 점핑 현상을 제거하면서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베이스 플레이트와 스켈레톤 브릿지는 5등급 티타늄,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담당하는 일부 브릿지는 카본 TPT® 소재입니다. 리차드 밀답게 부품 하나하나를 수작업으로 챔퍼링(Chamfering) 처리한 것은 물론입니다.

-RM 43-01을 착용한 샤를 르클레르(좌)와 루이스 해밀턴(우)

리차드 밀 RM 43-01 투르비용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페라리는 각 버전별 75개 한정 생산합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