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전 사진>
아버지의 85년 롤렉스 시계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그 시계는 멈춰 있었습니다. 마치 오래된 시간의 조각처럼, 시계 속 초침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유리 위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계는 단순한 고장난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의 시간, 추억, 그리고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손목 위에서 수십 년을 함께한 시계. 그 시계는 아버지의 젊은 날, 일과 삶을 위해 뛰었던 순간들을 증명하고, 가족을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시계"라기보다는, 아버지라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상징이었습니다.
저는 고장난 시계를 보며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계를 단순히 유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야겠다고 말이죠. 그래서 롤렉스 매장을 찾았고, 수리를 위해 견적을 들었을 때 금액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저는 단순히 시계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연결된 시간들을 되살리는 작업이라 생각했습니다.
<수리 후 사진>
약 한달 반의 시간을 기다린 후 수리가 완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매장을 찾아가 수리가 완료된 시계를 손에 쥐었을 때, 너무 가슴이 벅찼습니다. 멈춰 있던 초침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세월의 흔적이 사라진 그 모습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처럼 느껴졌습니다. 손목에 시계를 착용하자마자 그가 살아온 시간들이 다시 레거시가되어 살아 숨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이 시계는 단순히 '롤렉스'가 아니라 아버지의 시간과 제가 걸어갈 새로운 길을 함께할 동반자가 된것 같습니다. 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아버지의 이야기가 살아 숨쉬고, 앞으로의 시간을 만들어 갈 생각에 가슴이 벅찹니다.
이렇게 1985년과 2024년이 시공간을 초월해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섭마보다 어쩌면 더 애정을 가지고 소장해야할 새로운 동반자를 기리면서...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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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팅이
2024.12.2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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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복길
2024.12.21 23:33
330만원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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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lee077
2024.12.21 14:58
저는 항상 착용하고 다닐꺼 같아요. 귀한 시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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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zenta
2024.12.21 15:12
뜻 깊은 시계 오래오래 차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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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갑부
2024.12.21 15:29
이런게 기계식 시계에만의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퇴원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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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복길
2024.12.21 23:33
이 모델은 이주 특이하게도 쿼츠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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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만이
2024.12.22 21:04
아버님의소중한유산이네요,잘관리하셔서나중에아드님에게물려주세요,
저도이모델이있습니다,데이져스트중유일한쿼츠모델이지요,
수리비용보니까,무브는교체안했나보군요,오랫동안멈춰있었으면,전지누액으로무브를
교체해야할경우가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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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복길
2024.12.23 21:09
네 맞습니다. 여기저기 수리할것들이 있었지만 그나마 배터리 누액의 손상범위가 크지 않아 다행히 심폐소생에 성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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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천사
2024.12.23 00:32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오래오래 아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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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코마
2024.12.23 10:53
저도 같은 경험을 몇해 전 했습니다. 제 손에 수리 되어 돌아온 시계를 봤을때의 감정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오래 오래 아버님의 시계에 고복길님의 추억도 더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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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ureciel
2024.12.23 20:34
시계도, 명품도, 단순히 비싼 물건이 아니라,
나와 그 물건이 함께한 시간과 이야기가 쌓여 다른 물건과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게 너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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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홀과 폴리싱 외 문자판, 핸즈, 글래스는 교체처리 된듯한데 합산비용이 얼마나 나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