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 2024) 수상 결과
시계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통하는 제24회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 GPHG 2024) 시상식이 지난 11월 13일 저녁(스위스 현지 시각), 제네바의 레만 극장에서 성대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는 최고 영예인 에귀유 도르(Aiguille d’Or) 그랑프리를 비롯해, 여성 시계(Ladies’ Watch), 여성 컴플리케이션 시계(Ladies’ Complication Watch), 타임 온리 시계(Time Only Watch), 남성 시계(Men's Watch), 남성 컴플리케이션 시계(Men’s Complication Watch), 아이코닉 시계(Iconic Watch), 투르비용 시계(Tourbillon Watch), 캘린더 및 아스트로노미 시계(Calendar and Astronomy Watch), 메커니컬 익셉션 시계(Mechanical Exception Watch), 크로노그래프 시계(Chronograph Watch), 스포츠 시계(Sports Watch), 주얼리 시계(Jewellery Watch), 아티스틱 크래프츠 시계(Artistic Crafts Watch), 쁘띠 에귀유(Petite Aiguille Watch), 챌린지 시계(Challenge Watch), 에코-이노베이션 시계(Eco-Innovation Watch), 오대시티(Audacity), 오롤로지컬 레벌레이션(Horological Revelation), 크로노메트리(Chronometry, 크로노미터) 등 총 21개 부문에 걸쳐 시상이 이뤄졌습니다. 각 부문별 수상 시계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Aiguille d’Or” Grand Prix
에귀유 도르 그랑프리
올해 GPHG 최고 영예인 ‘에귀유 도르(황금 바늘)’ 그랑프리는 IWC 샤프하우젠의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Portugieser Eternal Calendar, Ref. IW505701)가 차지했습니다. IWC는 올해 GPHG 2024에서 무려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일찌감치 유력한 수상 후보 브랜드 중 하나였는데요. 캘린더 및 아스트로노미 시계 부문에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Ref. IW505701)가, 스포츠 시계 부문에 파일럿 워치 퍼포먼스 크로노그래프 41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워치(Ref. IW388306)가, 아이코닉 시계 부문에 빅 파일럿 워치 43 투르비옹 마르쿠스 뷜러 에디션(Ref. IW329901)이 올라 경합을 벌인 끝에 최종적으로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가 모든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최고 대상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올해 초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에서 첫 선을 보인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IWC 최초의 세큘러 퍼페추얼 캘린더(Secular Perpetual Calendar)로서 4세기 동안 세 번의 윤년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것은 물론, 3개의 인터미디어트 휠을 포함한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감속 기어 트레인(Reduction gear train)을 통해 더블 문(Double Moon™) 디스플레이와 달의 실제 궤도 사이의 오차가 4,500만년(이론적으로 보다 정확히는 45,361,055년) 동안 단 하루에 불과합니다. 관련해 IWC의 엔지니어들은 특수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동원하여 22조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정밀함을 자랑하는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로 무장한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직경 44.4mm, 두께 15mm 크기의 플래티넘 케이스로 선보이며,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7일간의 롱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IWC만의 독자적인 자동 매뉴팩처 칼리버 52640으로 구동합니다. 제품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타임포럼 2024 워치스앤원더스 리포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IWC CEO 크리스토프 그레인저-헤어
GPHG 시상식장에서 에귀유 도르 트로피를 거머쥔 IWC의 CEO 크리스토프 그레인저-헤어(Chris Grainger-Herr)는 다음과 같은 수상 소감을 남겼습니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로 이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1980년대 커트 클라우스가 개발한 크라운 조작형 퍼페추얼 캘린더를 기반으로, 우리는 다시 한번 기계식 캘린더 컴플리케이션의 한계를 확장했습니다. 이 시계는 단순한 컨셉 워치를 넘어 실제로 제작되고 있으며, 고객들이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이 혁신적인 작품을 만들어 낸 연구 및 이노베이션팀, 디자인 및 개발팀, 시뮬레이션 및 테스트팀, 제조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시계는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참고로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GPHG 그랑 프리 수상 이전인 지난 6월, 고유의 독보적인 워치메이킹 성취를 인정 받아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문페이즈 손목시계(The most precise lunar phase wristwatch)' 기네스 세계 기록(Guinness World Records) 타이틀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관련 타임포럼 뉴스 바로 가기).
Ladies’ Watch Prize
여성 시계 상
올해의 GPHG 여성 시계 상은 이 부문의 단골(?!) 수상자인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의 레이디 데이 앤 나잇 워치(Lady Jour Nuit watch)가 차지했습니다. 반클리프 아펠은 2008년부터 낮과 밤의 움직임을 24시 모듈(24-hour module)로 구현한 데이 앤 나잇(Jour Nuit) 워치를 전개하고 있는데요. 1세대 데이 앤 나잇 워치를 전면 리뉴얼하면서 올해 38mm와 33mm 두 가지 사이즈로 선보임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GPHG 2024 여성 시계 상은 33mm 버전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레이디 데이 앤 나잇 워치는 직경 33mm, 두께 12.1mm 크기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로 선보이며, 이탈리아 무라노(Murano)에서 공수한 어벤츄린 글래스를 24시간 회전 디스크 다이얼의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전통 방식 그대로 1,200°C(2,192°F)에서 가열해 완성한 짙은 블루 컬러 어벤츄린 글래스만을 사용한 것입니다. 다이얼 제작에만 꼬박 한달 정도가 소요됐다고 하니 그 자체만으로 굉장히 고급스럽습니다. 여기에 태양은 방사형의 기요셰 패턴을 새긴 옐로우 골드 조각으로, 달은 화이트 골드 조각 위에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스노우 세팅 기법으로 장식해 낮과 밤의 극적인 대비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화이트 골드 소재의 지평선과 맞닿은 상부 다이얼은 다크 블루 마더오브펄 바탕에 모자이크 패턴을 떠올리게 하는 촘촘한 핸드 기요셰 장식을 더해 디테일하게 마무리했습니다.
Ladies’ Complication Watch Prize
여성 컴플리케이션 시계 상
여성 컴플리케이션 부문 역시 반클리프 아펠이 수상했습니다. GPHG 주요 부문이자 여성 시계 양대 카테고리를 쌍끌이함으로써 하이 주얼러로서 뿐만 아니라 워치메이커로서도 반클리프 아펠의 높은 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성용 럭셔리 워치 분야에서 메종이 쌓아 올린 고유의 성취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폭넓게 인정을 받고 있는지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수상 시계는 올해 초 워치스앤원더스에서 베일을 벗은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 워치(Lady Arpels Brise d’Été watch)입니다. 불어로 '여름 바람(Brise d’Été)'을 뜻하는 이름처럼 잔잔하게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꽃과 줄기가 미동하며 생동감을 표현하고, 그 주위로 나비 한 쌍이 서로를 쫓듯 회전합니다. 창립 이래 메종의 무수한 마스터피스에 영감을 준 자연에서 착안해 하이 워치메이킹과 메티에 다르를 넘나들며 반클리프 아펠표 하이엔드 워치를 완성한 것입니다. 특히 꽃과 줄기, 나비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 뿐만 아니라 '여름 바람'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꽃의 줄기와 화관을 온-디맨드 애니메이션(On-demand animation)으로 미세하게 움직일 수 있게 기계적으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반클리프 아펠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제품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타임포럼 2024 워치스앤원더스 리포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ime Only Watch Prize
타임 온리 시계 상
새롭게 신설된 타임 온리 상은 독립 시계제조사 H. 모저 앤 씨(H. Moser & Cie.)의 스트림라이너 스몰 세컨드 블루 에나멜(Streamliner Small Seconds Blue Enamel)이 거머쥐었습니다. 지난 2020년 성공적으로 론칭한 스트림라이너 컬렉션에 처음으로 전개하는 블루 에나멜 다이얼 및 스틸 브레이슬릿 조합의 모델로, 브랜드의 시그니처 그라데이션 표현 기법인 퓨메(Fumé)를 연상시키는 아쿠아 블루 그랑 푀 에나멜(Grand Feu enamel) 다이얼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브랜드 로고를 포함한 일체의 프린트마저 생략한 특유의 미니멀한 다이얼 디자인 역시 모저 컬렉션의 캐릭터를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20세기 초의 고속 주행 열차 스트림라이너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 특유의 쿠션형 케이스와 케이스에 통합된 인티그레이티드 브레이슬릿(Integrated bracelet) 디자인을 어김없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틴 브러시드 마감한 스틸 케이스의 직경은 39mm, 두께는 10.9mm이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120m 방수를 지원해 물놀이나 가벼운 레저 활동시 착용하기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입체적인 골드 링크와 함께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일체형 골드 브레이슬릿은 손목 위에 찰싹 감기며 탁월한 착용감을 보장합니다. 무브먼트는 플래티넘 마이크로-로터를 채택한 새로운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HMC 500을 탑재했습니다.
Men's Watch Prize
남성 시계 상
남성 시계 상은 ‘피니싱의 장인’으로 통하는 핀란드 태생의 유명 독립 시계제작자 카리 부틸라이넨(Kari Voutilainen)의 KV20i 리버스드(KV20i Reversed)에 돌아갔습니다. 뱅-윗(Vingt-8)로 명명한 부틸라이넨 컬렉션 특유의 케이스 디자인을 이어가면서 플래티넘 케이스에 인버티드 설계를 적용한 2개의 이스케이프 휠을 갖춘 개성적인 수동 칼리버를 다이얼 전면에 노출시켜 눈길을 끕니다. 다만 많고 많은 시계들 중에서 왜 하필 일반인들은 쉽게 접하기도 힘든 부틸라이넨의 이 시계가 상징적인 남성 시계 부문 수상자로 결정했는지는 의문입니다.
Men’s Complication Watch Prize
남성 컴플리케이션 시계 상
남성 컴플리케이션 부문은 독립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드 베튠(De Bethune)의 DB 카인드 오브 그랑 컴플리케이션(DB Kind of Grande Complication)이 수상했습니다. 독자적인 회전 케이스 구조로 두 개의 시계를 한데 경험할 수 있는 더블-사이드 워치(Double-sided watch)로, 2021년 데뷔한 DB 카인드 오브 투의 특징적인 케이스 구조를 이어가며, 2008년 특허 출원한 분당 2회전 빠르게 회전하는 투르비용 케이지를 비롯해, 컴플리케이션의 꽃인 퍼페추얼 캘린더와 입체적으로 구동하는 정교한 스페리컬 문페이즈 디스플레이까지 결합시켜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그랑 컴플리케이션 모델을 완성했습니다.
시간당 36,000회 진동하는 하이비트 설계를 바탕으로 토크를 자체적으로 제어하는 트윈 배럴 시스템과 함께 약 5일간의 안정적인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새로운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DB2529가 개발되었고, 전체 유광으로 마감한 5등급 티타늄 케이스와 합을 이뤘습니다. 청명한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전면 다이얼은 전체 미러 폴리시드 마감한 티타늄 바탕에 반복적인 특수한 산화처리를 거쳐 브랜드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영롱한 딥 블루 컬러를 입혔습니다. 그리고 금가루를 흩뿌리듯 입혀 마치 은하수와도 같은 효과를 부여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드 베튠이 선호하는 다이얼 마감 방식이기도 합니다.
Iconic Watch Prize
아이코닉 시계 상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아 피아제(Piaget)는 1979년 탄생한 오리지널 폴로(Polo) 타임피스를 45년만에 현대적으로 재현한 리-이슈 모델, 피아제 폴로 79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의미있는 시계로 올해 GPHG 2024의 아이코닉 시계 상을 수상했습니다.
오리지널 폴로와 마찬가지로 옐로우 골드 소재의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폴리시드 마감한 수평 가드룬과 브러시드 마감한 블록 링크가 교대로 연결된 특유의 아이코닉 디자인을 브레이슬릿에서 케이스, 다이얼까지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무브먼트는 마이크로-로터 설계를 적용해 두께 2.35mm의 피아제 라코토페 매뉴팩처에서 완성한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1200P1을 탑재했습니다.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삽입한 시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원형의 코트 드 제네브 장식 및 선버스트 마감한 라쳇 휠, 열처리한 블루 스크류, 피아제 매뉴팩처 무브먼트를 상징하는 문장을 인그레이빙한 골드 마이크로-로터 등 아름다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Tourbillon Watch Prize
투르비용 시계 상
전통적인 하이 워치메이킹의 가치를 대변하는 투르비용 시계 부문에는 LVMH 그룹의 주도하에 2023년 단일 브랜드로 극적인 부활의 신호탄을 올린 다니엘 로스(Daniel Roth)의 투르비용 수스크립시옹(Tourbillon Souscription)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1988년 탄생한 다니엘 로스의 첫 투르비용 모델(C187)을 현대의 기술력으로 재현한 20피스 한정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다니엘 로스 커리어에서 빠질 수 없는 브레게의 유산에서 착안해 제품명에 병기했습니다. 가로 35.5 x 세로 38.6 x 두께 9.2mm 크기의 옐로우 골드 케이스에 루이 비통 라 파브리끄 뒤 떵(La Fabrique du Temps Louis Vuitton)의 두 마스터 워치메이커 미셸 나바스(Michel Navas)와 엔리코 바바시니(Enrico Barbasini)가 공동 개발, 제작한 인하우스 수동 투르비용 칼리버 DR001를 탑재했습니다. 케이스 형태 및 클루 드 파리 기요셰 장식을 더한 오픈워크 다이얼의 디자인을 보면 35년 전 오리지널 타임피스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Calendar and Astronomy Watch Prize
캘린더 및 아스트로노미 시계 상
캘린더 및 아스트로노미(천체) 시계 부문은 독립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로랑 페리에(Laurent Ferrier)의 클래식 문 실버(Classic Moon Silver) 레드 골드 버전이 수상했습니다. 클래식 문은 2018년 출시한 갈렛 애뉴얼 캘린더 몽트르 에콜을 기반으로 최초로 문페이즈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시간과 날짜는 크라운을 이용해, 요일과 문페이즈는 케이스 측면에 배치한 코렉터를 통해 개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트리플 캘린더와 문페이즈 디스플레이의 배치는 흡사 빈티지 캘린더 워치의 풍모를 떠올리게 합니다. 컬렉션의 특징적인 일명 아세가이(Assegai) 핸즈와 바통 형태의 초침은 화이트 골드로 제작했습니다. 다이얼 6시 방향의 북반구와 남반구의 달의 위상을 보여주는 클래식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는 짙푸른 무라노 어벤츄린 글라스에 핸드 페인팅으로 달과 별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슈퍼루미노바까지 덧칠해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냈습니다.
Mechanical Exception Watch Prize
메커니컬 익셉션 시계 상
특별한 기술적 성취를 자랑하는 모델에 수상하는 메커니컬 익셉션 시계 부문은 보베(Bovet 1822)의 레시탈 28 프로우스 1(Récital 28 Prowess 1)이 차지했습니다. 시간 외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월드타임, 서머타임,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까지 아우르는 그랑 컴플리케이션 사양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전통적인 방식 대신 롤러 형태의 새로운 디스플레이 구조로 날짜와 요일을 표시하고, 오프센터 다이얼 중앙에 역시나 롤러 형태로 전 세계 24개 주요 도시 타임존을 UTC로 표시해 어느 브랜드에서도 볼 수 없는 보베만의 독창적인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을 완성했다.
Chronograph Watch Prize
크로노그래프 시계 상
윌리엄 마쎄나가 설립한 독립 마이크로 브랜드 마쎄나 랩과 스위스 생크루아의 빈티지 워치 복원가이자 워치메이커인 실방 피노가 의기투합해 완성한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 Monopoussoir Sylvain Pinaud x Massena LAB)가 올해의 GPHG 2024 크로노그래프 시계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실방 피노의 장기인 수동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마쎄나 랩의 심플한 케이스 디자인이 어우러져 유니크한 콜라보레이션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참고로 실방 피노는 지난 2022년 GPHG에서 인버티드 무브먼트 스타일의 심플하지만 특유의 개성을 가진 모델로 오롤로지컬 레벌레이션 상(Horological Revelation Prize)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Sports Watch Prize
스포츠 워치 상
스포츠 워치 상은 국내 시계애호가들에겐 아직 생소한 이름이지만, 싱가포르 출신의 사진작가이자 여러 독특한 이력을 자랑하는 밍 테인(Ming Thein)이 설립한 독립 마이크로 브랜드 밍이 올 여름 발표한 37.09 블루핀(37.09 Bluefin)이 수상했습니다. 1960년대 유행한 이너 회전 베젤을 갖춘 슈퍼-컴프레서(Super-Compressor) 스타일의 케이스와 포화잠수가 가능한 600m 방수 성능으로 무장한 이색적인 다이버 워치로, 밍 워치 특유의 미니멀리스틱한 디자인 코드를 어김없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이얼 외곽에 여러 겹의 링을 레이저 인그레이빙하고 최고 등급 X1 슈퍼루미노바를 채워 어두운 곳에서나 실제 다이빙 환경에서 푸른 빛을 내뿜으며 존재감을 발산합니다.
Jewellery Watch Prize
주얼리 시계 상
화려한 젬세팅과 예술적인 기교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주얼리 시계 부문은 스위스 제네바의 워치 및 주얼리 명가 쇼파드(Chopard)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쇼파드가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칸 국제영화제 개막 즈음에 발표한 레드 카펫 컬렉션(Red Carpet Collection)의 원-오브-어-카인드(One-of-a-kind) 타임피스인 라구나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Laguna High-Jewellery Secret Watch)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입니다.
쇼파드 공동대표 겸 아티스틱 디렉터인 캐롤라인 슈펠레(Caroline Scheufele)가 디자인에 참여하고 메종의 하이 주얼리 팀이 달려 들어 실제 미 캘리포니아 라구나 비치에서 볼 법한 각종 조개와 소라 껍데기 형태로 장식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커프 브레이슬릿 디자인의 시크릿 워치 유니크 피스를 완성한 것입니다. 핑크 골드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에 총 10캐럿이 넘는 핑크, 바이올렛, 파스텔 블루 컬러 사파이어를 비롯해, 토파즈(약 4.28캐럿), 천연 진주(약 1.63캐럿), 에메랄드(약 1.47캐럿), 다이아몬드(약 1.28캐럿), 희귀석인 데만토이드와 만다린 가넷까지 추가해 강렬한 바다의 하모니를 존재감 있게 전달합니다.
Artistic Crafts Watch Prize
아티스틱 크래프츠 시계 상
이름처럼 예술공예적인 가치로 빛나는 시계에 선정하는 아티스틱 크래프츠 부문은 반클리프 아펠이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Extraordinary Dials) 컬렉션으로 선보인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 워치(Lady Arpels Jour Enchanté watch)가 차지했습니다. 반클리프 아펠은 이로써 2024년 GPHG에서 단일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무려 3개 부문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메종의 아이코닉한 페어리(요정) 페미닌 피규어를 낮과 밤의 테마로 강조한 새로운 레이디 아펠 앙샹떼 워치 중 낮 버전은 화이트 골드 조각을 이용해 수공으로 다듬고 마감한 요정 피규어의 날개를 비롯해, 풍성한 나뭇잎은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키는 반투명의 비칠 듯한 플리크-아-주르 에나멜(Plique-à-jour enamel) 기법을 적용했습니다. 특히 플리크-아-주르 에나멜 처리한 잎사귀 중간에 다른 메탈 성분을 추가하지 않고 처음으로 프레셔스 스톤(다이아몬드)까지 세팅했습니다. 또한 청명한 하늘에서 착안해 일정한 간격으로 끝으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게 커팅한 터콰이즈(터키석) 조각을 또 다른 터키석 원반 아래 마케트리 기법을 활용해 조립하면서 햇살을 묘사한 골드 조각 일부에는 일명 리프팅 세팅(Lifted setting) 기법으로 다이아몬드가 마치 이슬처럼 알알이 맺힌 듯한 효과를 부여했습니다. 이 또한 타 메종에서는 볼 수 없는 굉장히 혁신적인 젬세팅 기법으로 주얼러로서의 반클리프 아펠의 장기가 돋보이는 지점입니다. 또한 태양 중앙부는 돔형의 옐로우 골드 바탕에 다이아몬드와 옐로우 컬러 사파이어, 오렌지톤의 스페사르타이트 가넷으로 촘촘하게 장식하고 시와 분을 표시하는 블루 소드 핸즈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좌측 다이얼 한쪽에는 일명 파소네 에나멜(Façonné enamel)로 완성한 둥글둥글한 잎사귀를 지닌 꽃 모양의 미니어처 조각이 눈에 띕니다. 제품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타임포럼 2024 워치스앤원더스 리포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etite Aiguille Watch Prize
쁘띠 에귀유 시계 상
4,000~10,000 스위스 프랑 사이에서 우수한 품질의 시계를 선정하는 쁘띠 에귀유 시계 상 부분은 독일의 독립 시계제작자 스테판 쿠도케(Stefan Kudoke)가 제작한 3 새먼(3 Salmon)이 차지했습니다. 3개의 트랙으로 구획된 상부 다이얼에 세 갈래로 구성된 트리플-암 아워 핸드로 시간을 표시하는 독특한 아워 인디케이션이 시선을 사로잡는 모델입니다.
Challenge Watch Prize
챌린지 시계 상
4,000 스위스 프랑 미만의 가격대에서 우수한 품질과 성취를 인정할 만한 시계를 선정하는 챌린지 시계 부문은 아직 너무나 생소한 일본의 신생 인디 브랜드 오츠카 로텍(Otsuka Lotec)의 No.6란 모델이 수상했습니다. 독립 시계제작자 카타야마 지로(Jiro Katayama)가 설립한 브랜드의 6번째 기계식 모델로, 동축에 맞물린 두 개의 기나긴 핸드가 더블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작동하며 시와 분을 표시하는 개성적인 디스플레이가 돋보입니다. 무브먼트는 일본 시티즌 미요타의 자동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듈을 얹어 수정했습니다.
Eco-Innovation Watch
에코-이노베이션 워치
올해 신설된 에코-이노베이션 워치 부문은 쇼파드의 L.U.C 퀄리테 플러리에(L.U.C Qualité Fleurier)가 차지했습니다. 무려 80%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쇼파드의 독점 스틸 합금인 루센트 스틸™(Lucent Steel™)로 선보인 첫 퀄리테 플러리에 노벨티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쇼파드는 지난해 워치스앤원더스 기간 '지속가능한 럭셔리(Sustainable Luxury)'를 강조하며 스위스 럭셔리 메종 최초로 재생에너지 관련 국제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비영리 기구 클라이밋 그룹(Climate Group)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이들이 추진하는 재활용 스틸 관련 탄소중립 프로젝트인 스틸제로(SteelZero) 이니셔티브에 참여한다고 공표한 바 있습니다. 나아가 오는 2025년까지 재활용 스틸 사용 범위를 무려 90%까지 증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덧붙였는데요. 루센트 스틸™의 확대는 2013년부터 메종이 지속적으로 공을 들인, 100% 공정채굴(Fairmined) 방식으로 얻은 윤리적 골드(Ethical gold)를 사용하는 정책과도 일맥 상통합니다. 결과적으로 지속가능성 이슈에 적극 대응하는 쇼파드의 모범적인 행보에서 영감을 받아 환경친화적이면서 혁신을 추구하는 '에코-이노베이션 워치' 상이 새롭게 도입되었고 첫 왕관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입니다.
루센트 스틸™로 제작한 새로운 L.U.C 퀄리테 플러리에 모델은 빈티지 모델에서 접할 수 있는 섹터(Sector) 다이얼 디자인을 나름대로 변주하면서 V자 모양의 견장 내지 직물 패턴에서 착안한 쉐브론(Chevron) 타입의 로듐 도금 처리한 아워 마커와 함께 끝에는 도트 형태로 슈퍼루미노바를 코팅해 개성을 더합니다. 무브먼트는 퀄리테 플러리에(QF)와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까지 더블 인증에 빛나는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L.U.C 96.09-L을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65시간).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독자적인 무브먼트의 작동 모습과 함께 퀄리테 플러리에를 뜻하는 로고 음각을 브리지 중앙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Audacity Prize
오대시티 상
매년 창의적이고 개성 넘치는 시계에 수여하는 오대시티(뻔뻔함 혹은 과감함을 뜻하는 의미) 부문은 디자이너 출신의 실방 베르네롱과 그의 아내이자 프로덕트 개발자인 마리-알릭스 베르네롱이 2022년 공동 창립한 스위스의 신생 마이크로 브랜드 베르네롱(Berneron)의 첫 컬렉션 미라지(Mirage) 시리즈 중 시에나(Sienna) 모델이 수상했습니다.
비대칭형 케이스와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그림 작품처럼 녹아 흘러내리는 듯한 몽환적인 다이얼이 어우러진 특징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약 3일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수동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연간 단 12피스(한달에 하나 꼴로)만 소량 제작해 선보입니다.
Horological Revelation Prize
오롤로지컬 레벌레이션 상
접근 용이한 가격대에 참신하고 진정성 있는 시도를 보여주는 시계에 선정하는 오롤로지컬 레벌레이션 부문은 프랑스의 젊은 워치메이커 레미 쿨스(Remy Cools)의 첫 상용 시리즈인 투르비용 아뜰리에(Tourbillon Atelier)가 수상했습니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와 페르디낭 베르투와 같은 18~19세기 활약한 전설적인 워치메이커들의 마린 크로노미터에서 영감을 받아 투르비용 메커니즘을 현대적으로 변주하면서 전통 방식 그대로 수공 제작 방식을 고수해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신예입니다.
Chronometry Prize
크로노메트리 상
크로노메트리, 즉 크로노미터 부문 수상작은 오랜 AHCI 멤버인 마스터 워치메이커 베른하르트 레더러(Bernhard Lederer)가 설립한 브랜드의 3 타임즈 서티파이드 옵저버토리 크로노미터(3 Times Certified Observatory Chronometer)입니다. 이름 그대로 프랑스의 브장송, 독일의 글라슈테, 스위스의 제네바 총 3개국의 3곳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시, 분, 초를 표시하는 단순한 타임 온리 시계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내공과 기술력을 담고 있으며, 레더러 자신의 크로노미터 헤리티지에 관한 깊은 이해와 집념에 가까운 도전정신까지 헤아릴 수 있습니다.
Special Jury Prize
심사위원 특별상
마지막으로 심사위원 특별상은 파텍필립, 바쉐론 콘스탄틴, 프랭크 뮬러 등 최근에는 독립 시계제작자 레젭 레젭피(Rexhep Rexhepi)와 아크리비아(Akrivia)와도 협업하고 있는 럭셔리 케이스 메이커 장인인 장-피에르 아그만(Jean-Pierre Hagmann)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그는 시계 업계에서의 오랜 헌신과 공로를 인정 받아 올해 가이아 상(Gaïa Prize 2024)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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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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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푸들
2024.11.2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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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뎡
2024.11.22 14:44
멋있는시계가 정말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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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시계
2024.11.22 15:33
참 예쁜 시계들이 많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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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만
2024.11.22 15:51
혁신적 디자인의 시계들이 눈길을 사로잡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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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계
2024.11.22 16:57
작품이네요 하나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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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2024.11.23 21:05
IWC 대단합니다. 더 멋진 모델들이 나오길 기대해보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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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환이
2024.11.24 14:09
하나하나 매력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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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엽94
2024.11.24 18:13
정말 매력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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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갑부
2024.11.24 19:00
아이코닉한 모델들이 많이 보이는군요. 피아제 오리지널 폴로가 가장 이뻐 보이는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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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취맨
2024.11.25 13:25
iwc ppc는 저를 시계에 꼿치게 만든 아름다운 녀석 입니다. 소장 욕구가 올라오네요 또 다시...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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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야놀쟈
2024.11.25 16:10
너무 아름다네요 시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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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근엄
2024.11.26 09:13
MING의 최신작 다이버가 수상했군요.
아마도 국내에 그 수가 많지 않을 MING 오너로서 너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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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삼
2024.11.27 19:23
파네라이가 없으니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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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zenta
2024.11.28 00:14
영원에 대한 헌사 충분히 수상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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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뚜기
2024.11.28 01:58
멋진 시계들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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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shin
2024.11.29 18:59
하나하나 보는재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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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레기
2024.12.01 09:53
어마어마한 시계들이 너무 많아서 감상하고 감탄하면서 눈호강 하면서 봤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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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k9900000
2024.12.15 02:22
멋진 시계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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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팬으로서 더 잘되면 좋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