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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는 2024년을 포르투기저의 해로 선포했습니다. 포르투기저는 IWC의 화려한 비상을 주도했다는 역사적 의의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끊임없이 추구해온 엔지니어링을 일선에서 주도한 컬렉션이기도 합니다. 최근 몇 년간 파일럿 워치의 재정비와 제랄드 젠타의 유산인 인제니어의 리뉴얼에 몰두해온 IWC는 포르투기저라는 밀린 숙제를 풀고 다시 한 번 그 위상을 공고히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Portugieser Eternal Calendar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

 

1980년대 IWC의 수석 워치메이커 커트 클라우스(Kurt Klaus)가 개발한 퍼페추얼 캘린더 메커니즘은 자타공인 브랜드를 상징하는 컴플리케이션입니다. 커트 클라우스는 양산이 가능하도록 퍼페추얼 캘린더 메커니즘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80여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캘린더 모듈을 장착한 IWC의 퍼페추얼 캘린더는 크라운 하나로 모든 캘린더 정보를 설정할 수 있는 뛰어난 조작성과 높은 안정성을 겸비했습니다. 아울러 4자리 연도를 표시하는 차별성도 갖고 있습니다. 커트 클라우스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수십 년간 갈고 닦은 IWC는 마침내 퍼페추얼 캘린더를 뛰어넘는 이터널 캘린더를 완성하며 대업을 이루었습니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그레고리력을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그레고리력에 따르면 1년은 365.2425일이지만 편의상 날짜를 계산할 때는 365일으로 산정합니다. 소수점 4자리는 버립니다. 이로 인해 4년에 한 번 하루를 임의로 더해야 합니다. 4의 배수인 해를 뜻하는 윤년에 2월의 마지막 날이 28일이 아닌 29일이 되는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100의 배수인 해는 윤년이 아닌 평년으로, 400의 배수인 해는 평년이 아닌 윤년으로 칩니다. 그레고리력과 비슷하게 1년을 365.25일로 간주하는 퍼페추얼 캘린더는 4년마다 돌아오는 윤년을 자동으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윤년에 시계를 조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기간이 늘어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보통의 퍼페추얼 캘린더는 평년에 속하는 2100년이 오면 사용자가 개입해서 날짜 정보를 수정해야 합니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인간의 기대 수명은 100세도 채 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불규칙한 날짜의 변환을 기계적으로 변환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이렇게까지 구현했다는 것은 새삼 놀라운 일입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Ref. IW505701)는 기존의 IWC 퍼페추얼 캘린더 마저 뛰어넘는 계산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4년에 한 번인 윤년은 물론이고 100의 배수인 해가 평년이라는 것도, 400의 배수인 해가 윤년이라는 것도 스스로 계산합니다. 그렇다면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를 조정해야 하는 시점은 과연 언제일까요? 무려 3999년입니다. 이듬해인 4000년에는 조정이 필요합니다. 100의 배수이자 400의 배수인 4000년을 윤년으로 처리할지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퍼페추얼 캘린더의 핵심 부품은 윤년과 평년을 구분하는 월 캠(month cam)입니다. 12개월 혹은 48개월의 정보를 담은 이 부품은 모양이 특이해 퍼페추얼 캘린더 관련 부품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띕니다. 월의 마지막 날을 30일 또는 31일로 정하는 것도, 윤년의 마지막 날을 29일로 정하는 것도 모두 월 캠의 역할입니다. 월 캠에는 길이가 다른 이빨과 깊이가 다른 구멍이 있습니다. 월 캠이 회전하면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레버가 월 캠의 이빨 위를 올라타거나 구멍으로 들어갑니다. 레버가 어느 위치에 놓이느냐에 따라 레버와 연결된 다른 부품의 움직임이 결정됩니다. 각 부품들은 자신이 맡은 캘린더 정보를 일사불란하게 다이얼로 전달합니다. 세큘러(Secular) 퍼페추얼 캘린더로 명명한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의 퍼페추얼 캘린더 메커니즘은 기존 설계에 8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모듈을 추가했습니다. 모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은 400년에 한 바퀴 회전하는 기어(Gear)와 20년에 한 바퀴 회전하는 기어입니다. 퍼페추얼 캘린더를 구축하는 모든 부품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40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윤년을 3번(2100년, 2200년, 2300년) 건너뛰게 만듭니다. 최소한의 부품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는 엔지니어링은 커트 클라우스의 설계 사상이 여전히 IWC에 남아 있음을 상기시켜줍니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가 이룩한 또 하나의 성취는 문페이즈입니다. 그레고리력에 맞춰 달이 차고 기우는 기간을 계산하면 필연적으로 오차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29일 12시간 44분 2.88초인 실제 달의 평균 주기를 톱니바퀴와 미세한 부품만으로 풀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에 시계 제조사는 어느 정도 타협을 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면, 문페이즈 기능을 담은 대부분의 시계는 이빨이 59개인 문페이즈 디스크(두 개의 달을 표시)를 이용해 달의 주기를 29.5일로 설정합니다. IWC는 1985년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Ref. IW3750)를 출시했을 당시 122년에 오차가 단 하루밖에 되지 않는 문페이즈를 탑재한 바 있습니다. 2003년에 출시한 최초의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Ref. IW5021)에서는 오차를 577.5년에 하루로 줄였습니다. 문페이즈의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늘리기 위해 IWC는 문페이즈의 주기를 12시간 44분 15.32초로 설정했습니다. 허나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이마저도 넘어서는 괴력을 보여줍니다. IWC는 베이스 무브먼트와 문페이즈 디스크 사이에 감속 기어를 추가하고, 톱니바퀴 및 이빨의 개수와 회전비를 철저하게 계산해 문페이즈의 주기를 실제 달의 평균 주기인 29일 12시간 44분 2.88초와 근사하게 맞췄습니다. IWC의 엔지니어들은 특수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동원해 22조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 문페이즈의 오차는 4500만년에 단 하루에 불과합니다. 이토록 정교한 문페이즈 메커니즘을 한정된 공간에서 세큘러 퍼페추얼 캘린더와 결합하는 것은 실로 엄청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그 위용에 걸맞게 플래티넘으로 케이스를 제작했습니다. 새로 디자인한 케이스의 지름은 44.4mm, 두께는 15mm로 기존의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보다 약간 늘어났습니다. 양면 무반사 코팅 처리한 더블 박스 글라스는 압도적인 입체감은 물론이거니와 케이스와도 이질적인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여러 정보를 담고 있는 다이얼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자 베젤을 얇게 가공했습니다. 케이스 측면은 브러시드 가공해 질감의 대비를 살렸습니다. 방수 성능도 50m로 향상됐습니다.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와 비교하면 기능도, 성능도, 디자인도 모두 우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퍼페추얼 캘린더 특유의 레이아웃은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와 유사하나 제조 방법이나 디테일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우선 다이얼의 소재는 투명한 유리입니다. 만드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유리 아래쪽을 거칠게 가공한 뒤 화이트 래커를 도포합니다. 날짜, 요일, 월, 등의 정보를 표시하는 서브 다이얼은 별도로 가공하고 마감한 뒤 다이얼에 부착합니다. 이후에는 프린팅 작업을 통해 여백을 채우고, 아플리케 인덱스를 조심스럽게 부착합니다. 다이얼의 소재가 유리여서 아플리케 인덱스와 프린트된 숫자 및 글자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킵니다. 12시 방향에는 이터널 캘린더 문구와 함께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바라본 달의 모습을 재현한 더블 문페이즈가 자리합니다.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는 달 모양이 그려진 하단 디스크와 구멍이 뚫린 상단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단 디스크가 회전하며 하단 디스크의 달의 모양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기요셰 패턴으로 장식한 하단 디스크는 티타늄으로, 움직이는 상단 디스크는 유리로 제작했습니다. 3시 방향에는 날짜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6시 방향에는 월 인디케이터, 9시 방향에는 요일 인디케이터와 스몰 세컨드가 놓여 있습니다. 4시와 5시 방향 사이로 드러난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 관련 부품이 기계식 시계 애호가들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7~8시 방향에는 4자리수 연도를 표시하는 인디케이터가 있습니다. 

 

 

IWC는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만을 위해 칼리버 52000 시리즈를 업그레이드한 칼리버 52640을 개발했습니다. IWC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을 통해 양방향 와인딩을 지원합니다.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을 산화지르코늄 세라믹으로 제작해 마모로부터 자유롭습니다. 페를라주나 원형 스트라이프로 무브먼트를 장식하는 한편 블루 스크루와 빨간 루비의 대비를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프로버스 스카푸시아 메달로 멋지게 가공한 오픈워크 로터도 인상적입니다. 파워리저브는 7일(168시간),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입니다. 

 

 

산토니가 제작한 블랙 엘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과 플래티넘 소재의 폴딩 버클을 제공합니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의 가격은 미정입니다. 

 

 

Portugieser Perpetual Calendar 44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44

 

포르투기저 컬렉션의 기함이자 브랜드의 대표 모델인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의 베리에이션 4종이 출시됐습니다. IWC는 영원에 대한 헌사(A tribute to eternity)라는 주제를 담은 4가지 색상(호라이즌 블루, 듄, 옵시디언, 실버 문)을 포르투기저 컬렉션에 물들였습니다. 호라이즌 블루(Ref. IW503703)는 높이 떠 있는 태양과 푸른 하늘을, 듄(Ref. IW503704)은 이른 저녁 낮게 걸린 태양을, 옵시디언 블랙(Ref. IW503702)은 일몰 전후의 시간을, 실버 문(Ref. IW503701)은 이른 아침 혹은 추운 아침을 테마로 합니다. 톡톡 튀는 화려한 색상을 과감하게 사용하는 IWC의 대범함과 더불어 컬러 다이얼의 높은 완성도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모델마다 다이얼 컬러와 소재 그리고 스트랩이 다르지만 모두가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호라이즌 블루 다이얼과 듄 컬러 다이얼은 18K 화이트 골드 케이스로, 옵시디언 블랙과 실버 문 다이얼은 18K 아머 골드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18K 아머 골드는 레드 골드와 유사한 듯 보이나 가공 과정에서 합금의 미세한 구조가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 결과 레드 골드보다 강도가 개선되어 뛰어난 내마모성을 가진 소재로 변모합니다. 케이스 지름은 44.4mm, 두께는 14.9mm로 모두 같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와 마찬가지로 케이스 구조가 바뀌고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미들 케이스가 얇아지면서 날렵한 인상을 풍깁니다. 케이스백은 폭이 줄어들었고 미들 케이스에 고정하는 나사 수와 디자인도 달라졌습니다. 소소한 변화이지만 전보다 더 큰 개방감을 선사한다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줄어든 케이스의 빈자리는 더블 박스 사파이어 글라스로 채웠습니다. 복잡한 가공 및 폴리싱 과정을 거쳐 완성한 유리는 전에 없는 입체감을 선사하며 복잡하면서도 매혹적인 퍼페추얼 캘린더 다이얼을 투명하게 노출합니다.   

 

 

60개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 탄생하는 다이얼은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15겹의 투명 래커를 도포한 뒤 그라인딩으로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고 폴리싱으로 광택을 냈습니다. 디자인은 소소한 변화는 있으나 커다란 틀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아라비아 숫자 아플리케 인덱스가 캘린더 정보를 알려주는 4개의 서브 다이얼을 감싸는 형국입니다. 남반구와 북반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달의 형상을 재현한 더블 문 디스플레이로 교체했습니다. 문페이즈의 오차는 577.5년에 하루 밖에 되지 않습니다. 더블 문 디스플레이로 인해 갈 곳을 잃은 IWC 로고는 6시 방향의 월 디스플레이 안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메인스프링이 거의 다 풀려가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의 빨간색 포인트는 삭제했고, 9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도 보다 간결하게 처리했습니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52616은 항자성을 가진 새로운 이스케이프먼트를 포함해 385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LIGA 공법으로 가공한 이스케이프먼트를 이용해 에너지 전달 효율을 높인 것으로 보입니다.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은 산화지르코늄 세라믹으로 제작해 마모로 인한 부품의 손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트윈 배럴은 안정적은 토크를 바탕으로 7일이라는 긴 파워리저브를 보장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입니다. 

 

 

4개 모델 모두 산토니(Santoni)에서 제작한 스트랩에 케이스와 동일한 소재로 만든 폴딩 버클이 제공됩니다. 호라이즌 블루만 소가죽 스트랩, 나머지는 전부 악어가죽 스트랩입니다. 가격은 실버 문(Ref. IW503701)과 옵시디언(Ref. IW503702)이 5900만원, 호라이즌 블루(Ref. IW503703)와 듄(Ref. IW503704)은 6150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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