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시계제조사 로저드뷔(Roger Dubuis)가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아티스트인 소라야마 하지메(Hajime Sorayama, 空山 基)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엑스칼리버 소라야마 모노밸런시어(Excalibur Sorayama MB) 모델을 발표했습니다. 메탈릭한 광택과 사이버펑크적인 모티프를 활용한 '섹시 로봇(Sexy Robot)'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소라야마 하지메의 작품 세계를 연상시키듯 몇 가지 디테일의 변주를 통해 기존의 엑스칼리버 모노밸런시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엑스칼리버 소라야마 모노밸런시어는 42mm 직경의 전체 폴리시드 가공한 5등급 티타늄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베젤 및 크라운, 심지어 브레이슬릿까지 전체 폴리시드 티타늄을 사용했는데요. 아시다시피 티타늄은 소재 특성상 연마(硏磨) 공정이 다른 메탈에 비해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편입니다. 강성이 강해 스틸이나 골드와는 아예 다른 종류의 특수 제작한 툴로 교체해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까지 전체 폴리시드 티타늄은 로저드뷔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입니다. 소라야마 하지메의 아이코닉한 '섹시 로봇' 시리즈의 메탈릭한 디자인 요소를 강조하고자 굳이 스틸이 아닌 5등급 티타늄을 선택한 것도 로저드뷔의 고집을 엿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모노밸런시어(MB) 전작들처럼 로저드뷔를 상징하는 별 모양의 아스트랄 스켈레톤(Astral Skeleton) 컨셉을 어김없이 확인할 수 있으며, 다이얼 10시~12시 방향 사이에 오픈워크 가공한 마이크로 로터를 노출합니다. 그런데 기존의 마이크로 로터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 적용됐습니다. TV 등을 볼 때 공간 주파수의 차이에 의해서 생기는 독특한 물결무늬에서 착안해 일명 무아레(Moiré)로 명명한, 소라야마 하지메의 작품 속에서 빈번하게 접할 수 있는 특징적인 효과를 로터 장식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더불어 3차원 구조의 입체적인 아스트랄 스켈레톤 장식 역시 더욱 날렵하게 다듬고 폴리시드 마감해 '섹시 로봇' 작품의 길쭉길쭉한 로봇의 여체를 떠올리게 합니다. 

무브먼트는 차세대 모노밸런시어 자동 칼리버인 RD720SQ를 탑재했습니다. 이전 RD820SQ의 설계를 바탕으로 무브먼트 두께를 줄이고(5.95mm), 전체적인 마감 처리 역시 단순화하면서 브릿지와 로터 디자인도 미묘하게나마 차이를 드러냅니다. 메인 플레이트와 브릿지 전체를 쇼트 블래스트 및 블랙에 가까운 안트라사이트 톤의 NAC 코팅 마감했으며, 새로운 기어트레인 톱니와 이스케이프먼트를 사용해 파워리저브 성능은 이전 RD820SQ의 60시간 보다 개선된 72시간을 보장합니다.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푸와송 드 제네브(Poinçon de Genève), 제네바 씰을 받은 독자적인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다른 면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용적인 100m 방수를 지원합니다. 

엑스칼리버 소라야마 모노밸런시어(Ref. RDDBEX1013)는 단 28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전 세계 지정된 로저드뷔 부티크에서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참고로 국내 출시 가격은 8천 55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