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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의 선택은 올해도 파일럿 워치(Pilot's Watch)였습니다. 해마다 돌아가며 컬렉션을 강화했던 예전의 모습이 무색할 만큼 최근 몇 년 간 파일럿 워치 일변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 파일럿 워치 컬렉션을 전체적으로 재정비한 이후 잠시 미뤄놓았던 다른 컬렉션을 순차적으로 손보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파일럿 워치가 중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죠. 덕분에 파일럿 워치 컬렉션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폭넓은 진용을 갖추게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신소재의 사용이 두드러지는 탑 건(Top Gun) 라인의 볼륨을 키우는데 주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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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s Watch Chronograph Top Gun “Woodland” & “Lake Tahoe”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우드랜드” & “레이크 타호”

 

2007년 IWC 파일럿 워치 컬렉션에 합류한 탑 건은 뚜렷한 정체성을 확립해왔습니다. 탑 건이 다른 파일럿 워치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지점은 첨단 소재입니다. IWC는 베젤 인서트처럼 시계의 일부분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세라믹을 비롯해 자체 개발한 세라타늄®, 세라믹에 색을 입힌 유색 세라믹을 탑 건에 투입합니다. 그 결과 탑 건은 이름처럼 파일럿 워치 컬렉션 내 다른 어떤 시계보다 더 기술지향적이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표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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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우드랜드” & “레이크 타호”는 각각 그린과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로 제작했습니다. 유색 세라믹의 경우 일반적인 세라믹보다 까다로운 공정을 거칩니다. 색을 입히기 위해 세라믹의 원료가 되는 산화지르코늄과 다른 금속 산화물을 결합하는데 색마다 산화물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제조 과정에서 소결 온도 및 시간도 제각각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세라믹 케이스는 금속을 사용한 시계에서 접하기 어려운 발색과 성질을 띱니다. 게다가 내구성이 뛰어나고 스테인리스스틸보다 가벼울 뿐만 아니라 경도가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높을 만큼 단단합니다. 섭씨 1000°가 넘는 고온에도 쉽게 손상되지 않고 알러지 반응도 일으키지 않으니 복잡한 제조 과정과 비용만 아니라면 시계 케이스로 제격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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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의 비행복에서 착안한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우드랜드”의 그린 세라믹 케이스는 밀리터리 워치 다운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해 냈습니다. 레이크 타호(Lake Tahoe)는 미국 네바다 주에 있는 탑 건 사관학교 팔론 항공 기지 근처에 있는  호수입니다. 이곳은 미 해군 전투기 훈련 학교(US Navy Fighter Weapons School)에서 교육 중인 파일럿들이 훈련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레이크 타호”의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는 차디찬 겨울 눈으로 뒤덮인 새하얀 레이크 타호의 풍경과 미 해군의 흰색 제복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화이트 세라믹은 파일럿 워치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파격적인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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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 각을 살려 정교하게 제작한 세라믹 케이스의 형태는 파일럿 워치의 공식에 충실합니다. 광택이 나지 않도록 매트하게 처리한 케이스의 지름은 44.5mm, 두께는 15.7mm로 육중합니다. 방수는 60m입니다. IWC는 최근 들어 파일럿 워치의 방수 성능을 100m로 상향시켰는데 이 모델은 아직 그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우드랜드”는 세라믹과 티타늄의 장점만을 취해 IWC가 독자 개발한 세라타늄®(Ceratanium®)으로 만든 반면에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레이크 타호”는 크라운과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을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했습니다. 케이스백에서도 차이가 드러나는데요. 탑 건 로고를 음각 처리한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우드랜드”의 케이스백은 크라운,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과 동일하게 세라타늄®으로, 로고를 양각한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레이크 타호”의 그것은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케이스백과 무브먼트 사이에는 연철 이너 케이스를 삽입해 항자성을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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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우드랜드”는 케이스와 유사한 그린 컬러 다이얼을 채택해 개성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합니다.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레이크 타호”의 매트한 다이얼은 칠흑 같이 어두운 블랙으로 물들였습니다. 케이스는 파격을 선택했지만 다이얼은 전통을 따랐다는 점이 제법 흥미롭습니다. 두 개의 점이 양쪽에 찍힌 12시 방향의 삼각형 마커를 비롯해 3, 6, 9시에 자리한 사각형 인덱스는 슈퍼 루미노바를 칠했습니다. 대신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나머지 부분에는 슈퍼 루미노바가 덮여 있지 않습니다. 6개의 바늘 가운데 슈퍼 루미노바를 도포한 것은 시침과 분침뿐입니다. 3시 방향에는 날짜와 요일 창이 있어 데일리 워치로 활용해도 될 만큼 실용적입니다. 6, 9, 12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즈와 크로노그래프 카운터를 설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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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내부에는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칼리버 69380이 들어 있습니다. 칼럼 휠과 수직 클러치를 융합한 현대 크로노그래프의 설계 사상을 따릅니다. 폴 와인딩 방식은 로터가 회전 방향에 상관 없이 메인스프링을 감아줍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46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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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세라믹 케이스의 색을 따라갑니다.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우드랜드”에는 직물 장식으로 마감한 그린 러버 스트랩을,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레이크 타호”에는 표면을 엠보싱 처리한 화이트 러버 스트랩을 적용했습니다. 피부와 접촉하는 안쪽은 미끄러지지 않고 손목에 단단히 고정되도록 패턴을 새겼습니다. 아울러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우드랜드”는 세라타늄® 핀 버클을,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레이크 타호”는 스테인리스스틸 폴딩 버클을 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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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우드랜드”는 1310만원,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탑 건 “레이크 타호”는 1190만원입니다. 두 제품 모두 매년 1000개만 한정 생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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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ot’s Watch Chronograph 41 TOP GUN Ceratanium®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탑 건 세라타늄®

 

티타늄과 세라믹의 장점만을 취합한 세라타늄®(Ceratanium®)은 IWC가 5년여간 공을 들인 끝에 개발한 신소재입니다. 티타늄 베이스 합금이 고온의 가마에서 소결 과정을 거치면 표면이 블랙 세라믹과 유사한 속성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완성된 세라타늄®은 티타늄만큼 가볍고 견고하면서도 세라믹처럼 단단하고 상처에 강합니다. 세라타늄®의 장점은 앞서 언급한 화학적 성질이 전부는 아닙니다. IWC가 세라타늄®을 개발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완벽한 올 블랙 워치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일반적으로 올 블랙 워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금속 부품 표면에 PVD나 DLC 코팅을 합니다. 문제는 마찰에 의해 코팅이 벗겨지면 금속의 본색이 드러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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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타늄®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코팅의 단점을 극복합니다. 더불어 세라타늄®은 가공이 어려운 세라믹과 달리 성형이 비교적 용이해 케이스 이외에도 크라운이나 푸시 버튼, 브레이슬릿까지도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IWC는 지난 2019년 세라타늄®을 처음 도입한 파일럿 워치 더블 크로노그래프 탑 건을 출격시킨 이래 세라타늄®의 사용 빈도를 서서히 늘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3705” 헌정 에디션을 비롯해 빅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탑 건 세라타늄®이나 파일럿 워치 타임존 탑 건 세라타늄®, 빅 파일럿 워치 쇼크 업소버 XPL과 같이 케이스를 통째로 세라타늄®으로 만든 시계가 속속 등장했는데요. 세라타늄®의 입지는 점점 넓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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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탑 건 세라타늄®은 케이스, 크라운, 푸시 버튼 등 주요 외장재를 세라타늄®으로 만든 최초의 41mm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모델입니다. 탑 건 라인에 배치된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모델의 지름은 대부분 44.5mm으로 약간 부담스러웠는데 41mm 모델이 추가되며 손목이 얇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도전의식을 자극합니다. 두께는 14.5mm로 얇은 편은 아닙니다. 매트한 블랙 케이스는 가볍지만 단단해 부담 없이 착용하기 좋습니다. 방수는 100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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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올 블랙 워치를 추구하려는 의지는 매트한 블랙 다이얼에서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날짜와 요일 디스크는 말할 것도 없고, 인덱스마저도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회색으로 처리했습니다. 블랙 다이얼에 모습을 숨긴 시침과 분침에는 인덱스와 동일한 색상의 슈퍼 루미노바를 칠해 야간 기동에도 문제가 없도록 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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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최신 기종과 마찬가지로 글라스백을 적용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올블랙 워치 콘셉트를 이어나가기 위해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반투명하게 코팅 처리했다는 겁니다. 탑 건 로고가 박힌 케이스백의 부재가 아쉬울 수도 있지만 덕분에 셀프와인딩 매뉴팩처 칼리버 69385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습니다. 범용 무브먼트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엔진으로 칼럼휠과 폴 와인딩 방식의 양방향 와인딩을 더해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46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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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러버 스트랩은 텍스타일 장식으로 멋을 부렸습니다. 세라타늄® 소재의 핀 버클이 달려 있어 편하게 착용할 수 있습니다. 빅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탑 건 세라타늄®에서 선보였던 세라타늄® 브레이슬릿 모델도 출시 예정입니다. 블랙 러버 스트랩 모델의 가격은 1450만원이며, 오는 5월부터 IWC 부티크 또는 IWC 공식 웹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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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Pilot’s Watch 43 TOP GUN

빅 파일럿 워치 43 탑 건

 

지난해 워치스앤원더스에서 첫 선을 보인 빅 파일럿 워치 43이 탑 건 재킷을 입었습니다. IWC 파일럿 워치 플래그십 모델을 향한 동경을 해소시켜준 빅 파일럿 워치 43까지 영입하면서 탑 건 라인은 보다 짜임새 있는 포진을 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빛 반사를 억제한 지름 43.8mm, 두께 13.9mm의 블랙 케이스는 산화지르코늄 세라믹을 원료로 사용했습니다. 장갑을 낀 파일럿을 위해 마련한 큼지막한 크라운의 소재는 티타늄입니다.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는 양면 무반사 코팅 처리해 어떤 각도에서도 시간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방수 성능이 100m로 향상되어 안심하고 착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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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한 시침 및 분침과 블랙 다이얼이 이 시계의 성격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12시 방향의 삼각형 마커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는 슈퍼 루미노바로 덧칠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가 놓여 있습니다. 빅 파일럿 워치 46과 비교하면 날짜도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도 없어 허전해 보일 수 있으나 파일럿 워치 디자인의 정석에는 오히려 이쪽이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6시 방향에는 탑 건 라인이 즐겨 사용하는 빨간색으로 탑 건의 이름을 기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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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건의 로고로 근사하게 장식한 티타늄 케이스백에는 시계와 관련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시스루백이 아니기 때문에 연철 케이스백을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무브먼트를 볼 수 있는 시각적 즐거움을 포기한 대가로 항자성을 얻었습니다. 가려진 케이스백 너머로 셀프와인딩 매뉴팩처 칼리버 82100이 째깍거리는 소리와 함께 힘차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마모를 방지하는 세라믹으로 부품을 만든 펠라톤 와인딩 시스템은 로터의 회전 방향에 관계 없이 메인스프링을 감아주며 뛰어난 와인딩 효율을 자랑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이틀을 상회하는 60시간입니다. 브리지와 로터를 절개해 무브먼트 구석구석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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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그린 컬러 직물 스트랩에는 IWC가 개발한 이즈X-체인지(EasX-CHANGE)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스트랩 안쪽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간단하게 스트랩을 케이스로부터 제거할 수 있습니다. 만약 블랙 직물 스트랩을 하나 더 구비한다면 번갈아 가며 원하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을 겁니다. 가격은 1320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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