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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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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독일의 하이엔드 워치메이커 랑에 운트 죄네(A. Lange & Söhne)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2022(Watches and Wonders Geneva 2022) 개막에 맞춰 기지개를 폈습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종의 신제품을 선보입니다. 늘 그렇듯 물량 공세 대신 타협 없는 품질과 워치메이킹을 향한 진지한 자세로 일관합니다. 지금부터 그 면면을 하나씩 들여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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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Lange Minute Repeater

리차드 랑에 미니트 리피터

 

작센의 고매한 매뉴팩처는 재건 이후 자이트베르크(Zeitwerk) 컬렉션을 통해 대부분의 차이밍 워치(스트라이킹 타임, 데시멀 스트라이크, 미니트 리피터)를 선보여왔습니다. 자이트베르크는 점핑 디스크로 시간을 표시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스트라이킹 메커니즘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랑에 운트 죄네만의 차이밍 워치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그랬던 랑에 운트 죄네는 올해 차이밍 워치 = 자이트베르크 라는 그간의 공식을 깨고 리차드 랑에 컬렉션에서 처음으로 미니트 리피터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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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트베르크 차이밍 워치 라인이 변칙적인 차이밍 메커니즘과 대담한 디자인을 토대로 한다면 리차드 랑에 미니트 리피터는 옛 회중시계를 연상시키는 고전적인 스타일과 미니트 리피터의 정석을 따릅니다. 케이스 지름은 39mm로 놀라울 게 없습니다만 두께를 9.7mm로 제한하며 드레스 워치의 장점을 훼손하지 않는데 성공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소재입니다. 일반적으로 차이밍 워치를 제작할 때 기피하는 플래티넘을 택했습니다. 플래티넘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골드보다 소리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불리합니다. 물론 랑에 운트 죄네도 이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고, 소재의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튜닝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합니다.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단련하는 독일 장인의 모습이 이제는 익숙합니다. 베젤, 러그 등 눈에 보이는 정면은 폴리시드 처리해 광택을 낸 반면 측면과 케이스백은 새틴 마감으로 매조지어 고급스러운 대비를 추구합니다. 케이스 9시 방향에는 미니트 리피터 작동을 담당하는 슬라이딩 버튼이 자리합니다. 많은 미니트 리피터 시계가 방수를 지원하지 않는 것과 달리 리차드 랑에 미니트 리피터는 20m 방수 능력을 지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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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에나멜 다이얼에는 로마 숫자와 레일웨이 인덱스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인덱스가 있는 외곽과 바늘이 꽂힌 중앙 그리고 스몰 세컨즈 다이얼의 높이를 서로 다르게 배치하여 시, 분, 초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성의 다이얼임에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열처리로 푸른색을 입힌 세 개의 바늘은 정교하게 다듬어졌고, 인덱스에 딱 맞게 재단하여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12시 방향의 작은 빨간색 표식으로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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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전통에 따라 랑에 운트 죄네는 69번째에 해당하는 새로운 무브먼트를 개발했습니다. 저먼 실버로 제작한 핸드와인딩 칼리버 L122.1은 글라슈테 워치메이킹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넓은 면적을 뒤덮은 3/4 플레이트는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장식했습니다. 붉은색 주얼 테두리에는 골드 샤통이 함께합니다. 곳곳에 흩뿌려진 듯한 블루 스크루가 화려함을 더합니다. 인그레이빙한 밸런스 콕 위 아래로 우아한 곡선을 뽐내는 스완넥 레귤레이터와 오버코일 밸런스 스프링을 장착한 스크루 밸런스 휠이 보입니다. 그 외에도 스켈레톤 처리한 거버너(governor) 브리지와 블랙 혹은 미러 폴리싱한 해머 등 고급 시계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볼거리가 즐비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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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L112.1에는 완벽을 갈구하는 랑에 운트 죄네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시 정지 기능 제거입니다. 시간과 1분 단위로 이루어진 시간, 예를 들면 10시 8분의 경우 15분 단위를 알리는 소리(높은 톤과 낮은 톤이 연속으로 울림)가 나지 않습니다. 이 경우 보통의 미니트 리피터 시계는 시간을 알리는 낮은 톤과 1분을 알리는 높은 톤 사이에 시간의 공백이 생깁니다. 랑에 운트 죄네는 불필요한 정적을 없애고 시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두 번째는 안전 장치입니다. 고장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크라운이 뽑힌 상태에서는 미니트 리피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미니트 리피터가 작동 중일 때에는 크라운을 뽑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은 해머와 연관이 있습니다. 미니트 리피터를 작동하면 해머는 공을 때리기 위해 잡아당겨 진 뒤 공을 향해 힘차게 돌진합니다. 이때 해머가 공을 친 후 반동에 의해 튀어올라 다시 공을 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요. 랑에 운트 죄네는 해머가 공과 접촉한 뒤 아주 잠시 동안 그 자리에 머무르도록 고정시켰습니다. 이렇게 하면 해머가 공을 실수로 다시 때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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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악어가죽 스트랩과 플래티넘 폴딩 버클을 매칭한 리차드 랑에 미니트 리피터는 50개 한정 생산됩니다. 구매는 랑에 운트 죄네 부티크에서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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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ysseus

오디세우스 

 

고급 시계 브랜드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스포츠 워치 카테고리에 뒤늦게 참전한 랑에 운트 죄네가 오디세우스 티타늄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스테인리스스틸에 이어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티타늄까지 손을 댄 랑에 운트 죄네의 과감한 결단에서 오디세우스에 힘을 더 실으려는 의도와 현재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위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레저와 가벼운 스포츠를 즐길 때에도 랑에 운트 죄네 시계를 착용하고 싶다는 열성적인 애호가들의 바람에서 출발한 오디세우스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경쟁자들과 다소 거리를 두며 랑에 운트 죄네만의 문법으로 스포츠 워치를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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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크기는 소재 변화와 상관 없이 지름 41mm, 두께 11.1mm로 동일합니다. 방수도 120m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스테인리스스틸보다 약 43% 정도 가벼운 티타늄으로 케이스를 제작했기 때문에 경쾌한 착용감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게는 스테인리스스틸 버전보다 50g 정도 가벼운 105g입니다. 베젤을 비롯해 모서리와 몇몇 부분은 폴리시드 처리했고, 그 외 나머지 부분은 티타늄의 특성을 살려 매트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단, 손목과 맞닿는 브레이슬릿 안쪽과 케이스백은 거슬리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브러시드 처리했습니다. 케이스 우측 측면에 크라운 가드 혹은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처럼 튀어나온 두 개의 버튼을 눌러 날짜와 요일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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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블루(ice-blue)라고 칭한 다이얼은 톤 다운된 티타늄 케이스와 이질감 없이 근사한 조화를 이룹니다. 다이얼은 여러 층으로 겹겹이 쌓인 동시에 각 부분마다 마감을 다르게 적용함으로써 뛰어난 입체감을 선사합니다. 인덱스가 있는 부분은 동심원 패턴으로, 나머지 부분은 오돌토돌한 질감이 느껴지는 그레인 처리를 했습니다. 가장 먼저 출시한 스테인리스스틸 블루 다이얼 모델과 같은 공식입니다. 화이트 골드로 제작한 랜싯(lancet) 형태의 시, 분침과 아플리케 인덱스에는 슈퍼 루미노바를 도포했습니다.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 하우스의 파이브 미니트 클락에서 영감을 얻은 특유의 데이트와 커다란 요일 창이 좌우 대칭을 이루며 6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가 합심해 안정적인 레이아웃을 구축합니다. 아르장테(argenté) 컬러의 플랜지 링에는 분을 확인할 수 있는 인덱스가 새겨져 있습니다. 원점이라 할 수 있는 12시 방향의 숫자 60은 특별히 빨간색으로 처리해 포인트를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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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스프에 가까워질수록 좁아지는 테이퍼트 형태의 브레이슬릿 역시 티타늄으로 만들었습니다. 안쪽에 있는 작은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바깥쪽 링크를 잡아 당기면 쉽게 빠집니다. 사용자가 직접 브레이슬릿 길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랑에 운트 죄네가 고안한 방식입니다. 폴딩 클라스프 중앙에 각인한 원형 버튼을 활용해 브레이슬릿의 길이를 최대 7mm까지 손쉽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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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셀프와인딩 칼리버 L155.1 다토마틱(DATOMATIC)은 스포츠 성향을 지닌 오디세우스를 위해 랑에 운트 죄네가 특별히 개발한 무브먼트입니다. 밸런스 콕 대신 양쪽에서 견고하게 밸런스를 지탱하는 밸런스 브리지를 채용했습니다. 여기에는 랑에 운트 죄네의 장인들이 손으로 새긴 아름다운 장식이 남아 있습니다. 스완넥을 응용한 듯한 레귤레이터와 프리스프렁 밸런스는 뛰어난 정확성을 보조합니다. 제법 넓은 간격으로 새긴 스트라이프 패턴과 구석구석 꼼꼼하게 찍어낸 페를라주가 저먼 실버 플레이트를 빈틈없이 메우고 있습니다. 날짜(Date)와 오토매틱(Automatic)을 조합한 다토마틱이라고 적힌 스켈레톤 로터 가장자리에는 와인딩 효율을 높이기 위해 플래티넘 추를 장착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50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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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에 운트 죄네 오디세우스 티타늄 버전은 스테인리스스틸이나 화이트 골드 모델과 달리 250개만 한정 생산되며, 랑에 운트 죄네 부티크에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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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Lange 1

그랑 랑에 1

 

그랑 랑에 1은 랑에 1이 조금 더 크길 원했던 애호가들의 바람이 만들어낸 모델입니다. 그랬던 그랑 랑에 1이 특유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케이스 비율을 다듬으며 재정비를 마쳤습니다. 새로운 그랑 랑에 1은 케이스 지름이 41mm로 이전과 동일하나 두께가 8.8mm에서 8.2mm로 얇아졌습니다. 드레스 워치에서 두께가 0.6mm 줄었다는 건 가벼이 넘길 수 없는 변화입니다. 8.8mm도 드레스 워치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으나 랑에 운트 죄네는 41mm 케이스에 더 적합한 두께는 8.2mm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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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가 줄어든 만큼 손목에 감기는 느낌은 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셔츠 소매 안으로도 더 잘 파고들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스 소재는 18K 화이트 골드와 18K 핑크 골드, 총 두 가지입니다. 정면은 폴리시드, 측면과 케이스백은 브러시드로 처리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10시 방향의 사각형 버튼을 이용해 날짜를 빠르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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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를 줄인 비결 가운데 하나는 다이얼에 숨어 있습니다. 랑에 운트 죄네에 의하면 케이스 두께를 줄이기 위해 인덱스와 핸즈의 두께를 반으로 줄였다고 합니다. 오프센터 다이얼, 시원시원한 아웃사이즈 데이트, 스몰 세컨즈,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치밀한 계산하에 나열된 비대칭 레이아웃은 언제 봐도 매력적입니다. 로마 숫자와 마름모꼴 형태의 인덱스 그리고 케이스와 동일한 소재로 만든 바늘이 모여 있는 오프센터 다이얼은 기품이 넘칩니다. 오프센터 다이얼과 스몰 세컨즈는 원형 패턴으로 장식한 반면, 아웃사이즈 데이트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있는 다이얼의 나머지 부분은 입자가 가는 사포(sandpaper)를 연상시키는 마감을 적용했습니다. 다이얼 컬러는 케이스 소재와 상관 없이 양쪽 다 그레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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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두께가 줄었지만 엔진은 변동 사항이 없습니다. 핸드와인딩 칼리버 L095.1의 두께가 4.7mm이기 때문에 8.2mm 케이스에도 수납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4번 휠과 이스케이프 휠 그리고 밸런스 콕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저먼 실버 플레이트 한 장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글라슈테 워치메이킹하면 떠오르는 3/4 플레이트의 교과서 같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완넥 레귤레이터가 올라간 밸런스 콕은 핸드 인그레이빙으로 장식했습니다. 골드 샤통 주얼, 열처리한 푸른색 나사, 밸런스 스크루 휠 등 고전적인 요소가 가득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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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골드 모델에는 검은색 악어가죽 스트랩과 화이트 골드 핀 버클이, 핑크 골드 모델에는 레드 브라운 악어가죽 스트랩과 핑크 골드 핀 버클이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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