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주얼러 불가리(Bvlgari)의 LVMH 워치 위크 소식을 이어갑니다. 화려하면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이 빛나는 여성용 시계 신제품들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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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
여러분들 혹시 지난해 워치스앤원더스에서 공개한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클레오파트라 워치를 혹시 기억하실까요?(>> 관련 타임포럼 리포트 바로 가기) 볼드한 하이 주얼리 커프 워치 형태로 제작된 유니크 피스로, 매우 내밀한 방식으로 시간을 표시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로 신비 혹은 불가사의를 뜻하는 미스테리오시(Misteriosi)를 제품명에 병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불가리는 올해 세르펜티 컬렉션에 새롭게 전개하는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 시리즈에도 '미스테리오시'라는 수식어를 부여했습니다.
- 불가리의 워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싸(Fabrizio Buonamassa)가 그린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 스케치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는 1940~50년대 제작된 뱀 모티프의 오리지날 세르펜티 워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실입니다. 또한 1950년대 후반 탄생한 최초의 세르펜티 시크릿 워치 출시 8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소재 및 컬러, 젬스톤의 종류가 조금씩 다른 총 4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며, 전 모델 공통적으로 스위스 발레드주 르상티에 불가리 매뉴팩처에서 새롭게 자체 개발 제작한 초소형 인하우스 수동 무브먼트를 탑재함으로써 가치를 더합니다.
뱀은 고대 이집트 및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다산, 풍요, 지혜, 영원 등을 상징합니다. 성경에서는 에덴동산의 이브를 미혹하는 유혹과 관능의 상징으로도 묘사되고 있지요. 역사적으로 뱀을 모티프로 한 타임피스 및 주얼리는 많지만, 불가리의 세르펜티는 명실상부 이 카테고리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63년 개봉한 영화 ‘클레오파트라(Cleopatra)’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착용하면서 전설의 아이콘이 된 세르펜티는 지난 수십 년간 끊임없이 변주되며 불가리의 명성을 뒷받침했습니다. 2022년 새롭게 선보이는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는 이탈리아 돌체비타 시대의 화려함을 담은 세르펜티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피꼴리씨모(Piccolissimo, 이탈리아어로 '작은'을 뜻함)로 명명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매뉴팩처 칼리버를 내장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불가리의 노련함을 보여줍니다.
- 피꼴리씨모 칼리버 BVL 100
BVL 100은 다이얼상에 시와 분을 표시하는 심플한 타임온리 칼리버로, 직경 12.3mm, 두께 2.5mm에 불과할 만큼 여성용 고급시계를 위한 초소형 엔진입니다. 1950년대 블랑팡이 발표한 R550 칼리버의 직경이 11.85mm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라운드 무브먼트로 이름을 알렸고, 앞서 1929년 최초로 개발된 예거 르쿨트르의 101 칼리버는 원형이 아닌 각형 무브먼트지만, 세로 14 x 가로 4.8mm, 두께 3.4mm 크기로 현재까지 생산되는 세계에서 가작 작은 무브먼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불가리의 새로운 BVL 100 칼리버는 등장과 동시에 모던 라운드 무브먼트로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를 자랑하며 앞서 열거한 前세대의 전설적인 초소형 칼리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지난 수 년간 울트라-씬 분야에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성취에서 그치지 않고 이제 그 영역을 예상 밖의 초소형 마이크로 무브먼트 제작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총 102개의 부품과 21개의 주얼로 구성된 피꼴리씨모 칼리버 BVL 100은 무브먼트의 무게도 고작 1.3그램에 그칩니다. 그런데 시간당 21,600회 진동하는 밸런스 휠의 소재는 18K 화이트 골드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높은 관성모멘트 보장을 위한 선택이라고. 파워리저브는 무브먼트 사이즈가 유독 작은 만큼(배럴 직경도 고작 5mm에 불과함) 약 30시간 정도를 보장합니다. 무브먼트는 그럼 정교하게 젬세팅된 뱀의 헤드 부위에 어떻게 탑재했을까요? 위 첨부한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뱀의 혀를 누르면 뱀의 헤드를 오픈할 수 있고, 이때 감춰진 시크릿 워치의 다이얼이 드러나게 되는데, 다이아몬드 스노우 파베 세팅된 다이얼 상단을 지그시 누르면 무브먼트가 통합된 실린더 혹은 컨테이너가 아래로 빠지게 되고, 이때 컨테이너를 지탱하던 뿔과 같은 부품도 함께 노출됩니다. 반대로 결합할 때는 이 뿔과 같은 부품을 컨테이너 하부 홈에 통과시켜 클릭 소리가 날때까지 눌러주면 되는 식입니다.
-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의 케이스 구조를 보여주는 스케치
불가리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상당히 명료한 조립 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차후 수리 및 유지 관리에도 장점이 많습니다. 일례로 시계가 고장났을 때 해당 컨테이너 파츠만 따로 빼서 CS센터에 의뢰하면 되기 때문에 자칫 길어질 수 있는 수리 기간에도 브레이슬릿은 그대로 평소처럼 착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시간 세팅 및 와인딩은 케이스백 쪽에 위치한 작고 납작한 크라운을 시계 방향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 조정할 수 있습니다(관련 특허를 받았다고!).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는 손목에서 두 번 휘감기는(더블-투어 형태의) 컬렉션 특유의 유연한 브레이슬릿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모델에 따라 화이트 골드 혹은 로즈 골드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으로 구성돼 있으며, 공통적으로 뱀 헤드의 직경은 약 40mm이며, 수백 개에 달하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함께 2개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 혹은 페어 컷 루벨라이트, 페어 컷 에메랄드 등을 뱀의 눈으로 장식하고, 터콰이즈 인서트 및 그린 혹은 블랙 래커를 이용해 뱀의 입체적인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이러한 소재들은 뱀의 비늘까지 사실적으로 재현한 골드 더블-투어 브레이슬릿에도 다이아몬드 세팅(최대 약 18캐럿)과 함께 적용되어 극강의 화려함을 뽐냅니다.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Ref. 103558, 103559, 103560, 103561)는 4가지 버전의 소재, 컬러, 다이아몬드 세팅 범주가 제각각인 만큼 가격대도 모델에 따라 다를 예정입니다. 리테일가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으며, 수량이 정해진 리미티드 에디션은 아니지만 세르펜티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 특성상 한 해 제작 수량은 극소량에 그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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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로마니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
세르펜티의 화려한 일탈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불가리는 고대 로마의 상류층 귀족들이 손목이나 팔뚝에 착용했을 법한 커프 브레이슬릿 디자인을 구불구불 똬리를 튼 뱀의 모습과 결합시켰습니다. 역시나 오픈 가능한 뱀의 헤드에 다이얼이 숨겨진 시크릿 워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 커프 브레이슬릿에 무려 총 63.33캐럿에 달하는 바게트 컷 및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674개의 버프-톱 컷 사파이어(약 32.49캐럿)로 커프 브레이슬릿의 경계를 장식, 1개의 커다란 쿠션 컷 사파이어(약 10.83캐럿)로 헤드를 장식하면서 2개의 페어 컷 사파이어(약 0.7캐럿)로 영롱한 뱀의 눈을 대신했습니다. 그리고 무브먼트는 시와 분을 표시하는 스위스 쿼츠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로마니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 조립 모습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로마니 하이 주얼리 시크릿 워치(Ref. 102987)는 단 1점 제작 선보이는 유니크 피스로, 매우 특별한 하이 주얼리 마스터피스 특성상 리테일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Serpenti Tubogas
세르펜티 투보가스
2종의 세르펜티 투보가스 신제품도 눈길을 끕니다. 금속을 짠 가스파이프와 모습이 비슷해 1920년대부터 이름 붙여진 투보가스는 골드 혹은 스틸 밴드를 납땜 없이 기다란 나선형 밴드로 만들 수 있는 불가리만의 독창적인 제조 공법에서 파생한 것으로, 1940년대 후반부터 세르펜티 워치를 특징 짓는 개성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세르펜티 투보가스 신제품에는 모처럼 옐로우 골드 소재가 사용됐습니다. 하나는 전체 옐로우 골드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 형태로, 다른 하나는 스틸과 옐로우 골드를 혼합한 투-톤 형태로 선보입니다. 두 모델 공통적으로 35mm 직경의 케이스(뱀의 헤드) 베젤 양쪽에 총 38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0.29캐럿)를 세팅하고, 크라운 중앙에는 카보숑 컷 루벨라이트로 장식했습니다. 화이트 오펄린 다이얼에는 방사형의 기요셰 패턴을 새겨 입체감을 주고 골드톤의 아플리케 인덱스와 핸즈를 사용해 통일감을 부여합니다. 무브먼트는 타임온리 형태의 고정밀 쿼츠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Serpenti Seduttori
세르펜티 세두토리
'본 투 비 골드(Born To Be Gold)'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며 지난 2019년 바젤월드에서 데뷔한 세르펜티 세두토리는 뱀의 머리를 닮은 물방울 모양의 케이스 및 뱀의 비늘에서 착안한 육각형 링크들로 연결된 개성적인 브레이슬릿 디자인이 돋보이는 차세대 세르펜티 워치 컬렉션입니다.
2022년 세르펜티 세두토리 신제품은 스틸, 스틸 및 로즈 골드, 로즈 골드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을 채택한 3가지 베리에이션으로 선보입니다. 공통적으로 33mm 직경의 케이스에 38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0.38캐럿)를 세팅하고, 블랙 래커 다이얼로 시크한 멋을 강조합니다. 무브먼트는 이전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고정밀 쿼츠 칼리버를 탑재했고요.
Lucea Intarsio
루체아 인따르시오
라틴어로 '빛'을 뜻하는 루체아 컬렉션의 신제품도 추가로 소개합니다. 불가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마케트리 장식 기법인 인따르시오(Intarsio)를 응용한 메티에 다르(공예예술) 풍의 신제품을 선보였는데요. 그레이 마더오브펄을 사용한 전작과 달리 올해는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블루 어벤츄린과 핑크 마더오브펄을 37개의 조각으로 잘라내고 마치 부챗살을 붙이듯 수공으로 부착해 특유의 기하학적인 패턴 다이얼을 완성했습니다.
블루 어벤츄린 다이얼과 핑크 마더오브펄 다이얼 버전 각각 28mm와 33mm 두 가지 사이즈로 선보입니다. 총 4가지 베리에이션 모두 스틸 케이스로 제작, 스틸 크라운에는 카보숑 컷 루벨라이트와 함께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습니다. 28mm 버전에는 케이스 및 다이얼(아워 마커)을 포함해 총 33개 다이아몬드(약 0.42캐럿)를, 33mm 버전에는 총 55개 다이아몬드(약 1.4캐럿)를 세팅해 불가리 여성시계만의 우아함을 강조합니다.
무브먼트는 2종의 28mm 모델에는 스위스 쿼츠 칼리버를, 2종의 33mm 모델에는 시간과 날짜를 표시하는 기계식 자동 칼리버 B77를 탑재하고(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42시간)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루체아 인따르시오 신제품의 국내 출시 가격은 28mm 핑크 마더오브펄 다이얼 버전(Ref. 103619)이 5백 85만 원, 28mm 어벤츄린 다이얼 버전(Ref. 103617)이 6백 85만 원, 33mm 핑크 마더오브펄 다이얼 버전(Ref. 103618)이 1천 220만 원, 33mm 어벤츄린 다이얼 버전(Ref. 103620)이 1천 370만 원으로 각각 책정됐습니다.
이상으로 불가리의 LVMH 워치 위크 2022 신제품 소개를 마칩니다. 즐거운 설 명절 연휴 보내시기 바랍니다!
엄청난 세공기술에 디자인도 멋집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