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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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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말 제작된 페르디낭드 베르투의 마린 클락 No. 6

지금으로부터 250년 전인 1770년, 스위스 뇌샤텔 출신의 전설적인 워치메이커 페르디낭드 베르투(Ferdinand Berthoud, 1727-1807)는 '프랑스 국왕과 해군이 임명한 클락메이커이자 정비공(Maître Horloger-Mécanicien du Roi et de la Marine)'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획득했습니다. 페르디낭드 베르투는 동향 출신의 후배이자 또 다른 거장인 아브라함-루이 브레게(Abraham-Louis Breguet, 1747-1823)와도 친분이 매우 두터웠으며, 베르투 사후인 1815년 프랑스 왕정 해군 공식 워치메이커(Horloger de la Marine Royale)라는 타이틀은 브레게에게 돌아가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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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작 크로노메트리 FB 2RE의 케이스백

앞서 몇 차례 뉴스를 통해 21세기 들어 부활한 페르디낭드 베르투의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만, 베르투 사후 2세기 넘도록 잊혀진 브랜드를 2006년 쇼파드 공동 대표 칼-프리드리히 슈펠레(Karl-Friedrich Scheufele) 회장이 인수하면서 마린 크로노미터에서 유래한 전통적인 퓨제-앤-체인 방식의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과 투르비용을 적용한 개성적인 손목시계 컬렉션 FB 1 시리즈로 혜성처럼 재등장하게 됩니다. 칼-프리드리히 슈펠레는 페르디낭드 베르투를 쇼파드 그룹(Chopard Group)의 최상위 프레스티지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전략적으로 키워나갔는데요. 한해 1백여 개가 채 되지 않는 극소량 한정 제작 방식을 고수하며 특유의 복고풍 하이엔드 컬렉션으로 시계애호가 및 컬렉터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 페르디낭드 베르투의 '프랑스 국왕과 해군이 임명한 클락메이커이자 정비공' 호칭 획득 250주년을 맞아 그의 업적을 기리는 특별한 신작이 공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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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노메트리 FB 2RE 화이트 골드 버전 

새로운 컬렉션 크로노메트리 FB 2RE(Chronomètre FB 2RE)는 생전 페르디낭드 베르투가 남긴 마린 클락 No. 6에서 디자인과 설계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들의 전작들도 베르투의 역사적인 마린 클락(마린 크로노미터)을 기원으로 하고 있으니 나름대로 컬렉션의 전통을 이어가는 셈입니다. 크로노메트리 FB 2RE는 외관상으로는 쓰리 핸즈 형태의 무난한 클래식 타임온리 시계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브랜드 재건 이래 최초로 투르비용 메커니즘을 생략한 컬렉션입니다. 거한(?) 투르비용 기능을 덜어내고 보다 제작하기 쉽게 만들어 많이 팔기 위해 이러한 컬렉션을 선보인 것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비록 심플해보이지만 슈퍼-하이엔드를 지향하는 이들이 모처럼 선보인 컬렉션에 호락호락한 제품을 선보일 리는 만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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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인하우스 칼리버 FB-RE.FC

크로노메트리 FB 2RE에는 새롭게 자체 개발 제작한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FB-RE.FC가 박동하고 있습니다(진동수 2.5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50시간). 직경 37.3mm, 두께 9.37mm 크기에 여느 하이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 못지 않은 무려 1,200개의 부품과 58개의 주얼을 사용한 FB-RE.FC 칼리버는 18세기 마린 크로노미터에서 유래한 브랜드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퓨제-앤-체인 트랜스미션을 품고 있습니다. 관련해 퓨제-배럴과 맞물리는 독자적인 디퍼런셜 와인딩 시스템(Differential winding system) 및 말테 크로스 형태의 스탑워크 시스템(Maltese cross stopwork system) 관련해 일찍이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사실 기존의 인하우스 투르비용 칼리버에서도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인데, 여기서 투르비용 케이지만 덜어냈다고 보셔도 무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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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노메트리 FB 2RE 로즈 골드 버전 

하지만 일반적인 타임온리 시계들과 달리 레몽투아 데갈리테(Remontoir d’égalité)로 통칭되는 또 다른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 관련 부품을 추가해 고전적인 데드비트 세컨드(Deadbeat seconds) 방식을 구현합니다. 다시 말해 센터 세컨드 핸드(초침)가 분 단위를 정확하게 딱딱 끊어가며 흘러간다는 뜻입니다(흡사 전자식 시계처럼). 이러한 유형의 시계는 과거 크로노미터 공방에서 정확한 시간 세팅 목적으로 주로 선호되었고, 생전 페르디낭드 베르투가 남긴 No. 6를 포함한 몇 종의 마린 크로노미터에도 적용된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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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애호가라면 기계식 데드비트 세컨드가 생각보다 구현이 까다롭고 기어트레인에서 이스케이프먼트로 이어지는 중간에 특수한 형태의 부품들이 추가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줄 압니다. 페르디낭드 베르투는 배럴 한쪽에 레몽투아 스프링을 내장한 삼각형 캠을 추가해 동력의 흐름을 제어하고,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스타 휠을 자체적으로 재해석 변형한 세 개의 톱니를 가진 독특하게 생긴 스탑 휠을 이스케이프 휠 피니언에 연결해 초의 흐름을 제어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더불어 독자적인 퓨제-앤-체인 트랜스미션 시스템이 토크가 강한 풀-와인딩 상태나 동력이 떨어지는 순간에도 등시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의 역할을 하며 크로노미터 성능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줍니다. 관련해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으로부터 크로노미터 인증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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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개성 강한 하이엔드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한눈에 마린 헤리티지를 엿볼 수 있는 앵커 모양의 특이한 밸런스 브릿지 아래에는 4개의 관성 조절용 블록(웨이트)를 갖춘 밸런스 휠과 필립 터미널 커브 형태로 수작업으로 말아 조정한 오버코일 밸런스 스프링, 그리고 데드비트 세컨드와 관련한 스탑 휠과 이스케이프 휠 부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인플레이트와 브릿지는 니켈 실버(혹은 저먼 실버)를 베이스로 표면을 우둘투둘한 질감이 느껴지도록 프로스티드 마감해 고풍스러움을 더합니다. 또한 무브먼트 한쪽 브릿지에는 별도의 블루 핸드와 함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도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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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 워크 가공 및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삽입한 케이스 측면을 통해 퓨제-앤-체인 트랜스미션도 확인할 수 있다. 

신작 크로노메트리 FB 2RE는 케이스 소재와 다이얼 컬러가 다른 2가지 버전으로 선보입니다. 공정채굴 인증을 받은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는 800도씨 이상 고온의 가마에서 완성한 화이트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을, 로즈 골드 케이스에는 블랙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을 적용해 차이를 보입니다. 두 버전 공통적으로 케이스 직경은 44mm, 두께는 14.3mm이며, 30m 생활 방수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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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백의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영롱함과 입체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멀티 레벨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에는 컬렉션에 영감을 준 18세기 마린 클락 No. 6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얇은 로마 숫자 인덱스와 레일로드 미닛 트랙, 그리고 외곽에는 아라비아 숫자 미닛을 프린트해 특유의 고전미를 강조합니다. 반면 핸즈는 속이 뚫린 대거(단검) 형태의 특이한 핸즈를 사용했습니다. 시분침은 18K 골드 소재를 사용했으며, 초침은 티타늄 소재에 모델별로 CVD 블루 혹은 로즈 골드 도금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다이얼 하단에는 '크로노메트리 발-드-트하베흐 스위스(CHRONOMÈTRE VAL-DE-TRAVERS SWISS)'를 프린트해 현 매뉴팩처가 위치한 지역 및 크로노미터 공방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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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낭드 베르투의 크로노메트리 FB 2RE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화이트 골드 버전(Ref. FB 2RE.1)과 로즈 골드 버전(Ref. FB 2RE.2) 각각 10피스씩 한정 제작될 예정입니다. 리테일가는 케이스 소재에 관계없이 21만 스위스 프랑(CHF)으로, 한화로는 대략 2억 7천만 원대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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