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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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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그랜드 세이코(Grand Seiko)의 탄생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관련해 이달 초 원래 도쿄에서 전세계 주요 프레스를 초청한 그랜드 세이코 서밋(Summit) 이벤트가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행사가 갑작스럽게 취소되는 바람에 온라인을 통한 신제품 발표만 이어졌습니다. 총 8종의 신제품 중 가장 눈에 띄는 하이라이트 신제품 하나를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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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Seiko 60th Anniversary Limited Edition : 
Automatic Hi-Beat 36000 80 Hours 

그랜드 세이코 6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 
오토매틱 하이비트 36000 80시간 모델 SLGH002 

그랜드 세이코 60주년을 기념하는 기계식 하이비트 신제품(Ref. SLGH002)으로, 시계 외관만 봐서는 기존의 골드 에디션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무브먼트가 다릅니다. 이전 하이비트 베이스를 변형한 수준에 그치지 않고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차세대 자동 하이비트 무브먼트를 탑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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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SA5 칼리버  

새로운 9SA5 칼리버는 초당 10진동(36,000 vph)하는 기존의 고진동(하이비트) 설계를 공유하면서도, 전 세대인 9S85와 접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언뜻 봐서는 ‘그랜드 세이코 무브먼트 맞아?’ 라고 의구심을 느낄 만큼 전례없이 유려한 브릿지 디자인과 장식, 마감이 돋보이는데요. 물결치는 듯한 특유의 브릿지 형태는 모든 기계식 그랜드 세이코 모델이 탄생하는 시즈쿠이시 워치 스튜디오(Shizuku-ishi Watch Studio, 雫石高級時計工房)를 감싸는 이와테 산 자락과 시즈쿠이시 강의 물줄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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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얼 임펄스 이스케이프먼트

그리고 무엇보다 핵심 부품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습니다. 처음으로 듀얼 임펄스 이스케이프먼트(Dual Impulse Escapement)를 사용했는데요. 18세기 영국의 시계제작자 토마스 머지(Thomas Mudge)가 발명한 것을 기반으로 수정을 거듭해 자리매김한 전통적인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 형태를 개선한 형태로, 기어트레인을 따라 이스케이프 휠에서 팔렛 포크를 거쳐 밸런스로 전달되는 방식이 아닌, 이스케이프 휠에서 직접 밸런스로 동력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것입니다. 더불어 팔렛 포크를 통해서도 밸런스에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양방향에서 에너지 전달 효율성을 높이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설계는 사실 새롭지는 않습니다. F.P. 주른, 로랑 페리에, 부틸라이넨, 율리스 나르당, 오데마 피게 등 비교적 여러 제조사가 이미 적극적으로 컬렉션에 도입한 바 있습니다. 다만 지난 60년 간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그랜드 세이코가 자사 무브먼트의 핵심 부품을 가지고 이러한 색다른 시도를 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끄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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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당 부품들은 기존의 그랜드 세이코 이스케이프먼트 부품들과 마찬가지로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정밀전자제어기술)로 불리는 첨단 반도체 웨이퍼 제조 기술을 응용한 방식으로 1/1,000mm의 오차 정밀도로 매우 정교하게 가공되었습니다. 앞서 열거한 일부 스위스 제조사들이 해당 부품에 실리콘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그랜드 세이코는 실리콘계 수지를 몰딩 과정에서 사용하긴 하지만 니켈 합금 베이스로 제작한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핵심 부품의 정밀도는 무브먼트의 정확성과 수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유명 시계제조사들이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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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스프렁 밸런스와 오버코일 헤어스프링

차세대 하이비트 칼리버 9SA5에는 또한 새롭게 인하우스 개발된 프리스프렁 밸런스(Free-sprung Balance)가 사용되었습니다. 기존의 스무스 밸런스와는 형태부터 차이가 분명하죠?! 4개의 골드 스크류를 이용해 보다 정밀한 조정이 가능합니다. 기존의 9S 칼리버들이 플랫 헤어스프링을 사용했다면, 9SA5에는 브레게와 흡사한 오버코일 타입의 헤어스프링을 장착했습니다. 헤어스프링 소재는 밝히지 않았지만 기존의 하이비트용 인하우스 헤어스프링 Spron 610을 조금 더 개선하거나 동일한 재질일 것으로 짐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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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SA5 칼리버의 또 다른 특징은 2009년 탄생한 기존의 하이비트 칼리버 9S85 보다 두께가 15% 정도 더 얇다는 것입니다(칼리버 직경 31.6mm, 두께 5.18mm). 그리고 더블 배럴 설계를 적용해 파워리저브가 80시간으로 증대됐습니다(기존의 9S85는 55시간). 또한 인스탄트 데이트 체인지 시스템을 적용해 자정이 되면 바로 다음 날짜로 변경되는 이른바 퀵 체인지를 지원합니다. 일 허용오차는 +5초~–3초대로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 기준보다 타이트하게 조정되었으며, 시계 조립 전 약 17일간에 걸쳐 6가지 다른 포지션과 3가지 다른 온도 조건에서 해당 오차율을 유지하는지를 엄격하게 테스트한 후 출고 단계에서 이를 증명하는 그랜드 세이코 인증서를 함께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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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매틱 하이비트 36000 80시간 모델은 그랜드 세이코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모델답게 18K 옐로우 골드 케이스로만 선보입니다. 케이스 직경은 40mm, 두께는 11.7mm로 확실히 무브먼트 두께가 얇아지니 케이스 두께도 기존의 하이비트 제품보다 대략 2mm 정도 더 얇아졌습니다. 선버스트 마감한 실버 컬러 다이얼에 사용한 인덱스 및 핸즈, 그랜드 세이코 로고 역시 옐로우 골드 소재이며, 아플리케 인덱스와 핸즈 형태가 조금 특이한데 1960년 제작된 최초의 그랜드 세이코 모델 중 하나에서 디자인을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스트랩은 브라운 컬러 악어가죽 스트랩과 함께 푸시버튼 타입의 탈착이 용이한 옐로우 골드 소재의 트리플 폴딩 클라스프를 장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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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오토매틱 하이비트 36000 80시간 신제품(Ref. SLGH002)은 단 100피스 한정 제작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오는 8월부터 전세계 지정된 그랜드 세이코 부티크에서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공식 리테일가는 유럽 기준으로 4만 5,000 유로(EUR)로 책정됐습니다. 현 환율 기준으로 환산하면 거의 6천만 원대에 달하네요. 그럼에도 그랜드 세이코 60주년을 기념하는 더할 나위 없이 특별한 시계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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