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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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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조회 8306·댓글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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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1858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Montblanc 1858 Automatic Chronograph)은 해당 컬렉션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토매틱(자동) 크로노그래프 라인업입니다. 1858 컬렉션에 타임온리 수동, 자동, 데이트, 듀얼 타임, 월드 타임(지오스피어) 등 기능별로 라인업의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자동 크로노그래프 라인업의 등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입니다. 타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도 컬렉션을 구성 혹은 재편할 때 가장 먼저 손대는 라인업이 바로 자동 크로노그래프입니다. 그만큼 20~30대 젊은 남성 고객들에게 가장 선호도가 높은 컴플리케이션이 크로노그래프임을 말해줍니다. 몽블랑은 이미 1858 컬렉션에 미네르바의 역사적인 무브먼트를 계승한 매뉴얼(수동) 크로노그래프 라인업을 성공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터라, 자동 크로노그래프 라인업의 추가는 컬렉션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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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1858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는 직경 42mm의 스테인리스 스틸 혹은 브론즈 케이스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1858 매뉴얼 스몰 세컨드와 1858 오토매틱, 1858 듀얼 타임이 44mm 사이즈로 선보였던 것을 상기할 때, 신제품인 1858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과 1858 지오스피어는 이보다 작은 42mm 사이즈로 전개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사이즈의 다변화를 통해 고객들의 니즈를 보다 다양하게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반대로 생각하면 좀 더 작은 사이즈를 희망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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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남성용 크로노그래프 제품에 42mm 사이즈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 인종 혹은 체격과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선호될 만합니다. 물론 혹자는 레트로 스타일을 앞세운 컬렉션의 성격을 고려해 미네르바의 1940~50년대 빈티지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처럼 40mm 미만의 좀 더 보수적인 사이즈를 택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빈티지 모델의 완전한 복각이 아닌 이상 현대적인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현 트렌드에 비해 작은 사이즈는 다소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그 대상이 1858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처럼 매스 프로덕션을 고려하고 탄생한 라인업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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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에서는 여느 1858 컬렉션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빈티지 코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빛을 산란하지 않으면서 어느 각도에서든 최상의 가독성을 보장하는 매트한 질감의 블랙 컬러 다이얼에 연한 베이지 컬러 특수 야광도료(수퍼루미노바)를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 및 커시드럴 핸즈에 코팅하고, 3시와 9시 방향에 위치한 각 카운터 테두리에 철도길에서 착안한 레일웨이(Railway) 형태의 디테일을 적용함으로써 고전적인 디자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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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노푸셔 타입의 수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19-09를 탑재한 1920년대 미네르바 회중시계(左)와 손목시계(右) 
1909년 최초 포켓 크로노그래프용으로 개발된 커다란 크기(19리뉴)의 무브먼트를 사용한 관계로 회중시계의 케이스 직경은 51mm, 손목시계의 케이스 직경은 46mm에 달했다. 특히 손목시계는 애초 민간 판매용 보다는 특수한 용도(주로 군납용)로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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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다이얼의 투 카운터 배열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1858 컬렉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미네르바의 1920~30년대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시그니처로, 3시 방향에 분 카운터를, 9시 방향에 초 카운터(스몰 세컨드)를 배열한 것부터가 역사적인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19-09를 탑재한 미네르바의 첫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의 그것과 일치합니다. 투 카운터 혹은 바이-컴팩스(Bi-Compax), 국내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일명 ‘부엉이’라는 별명으로도 통하는 해당 크로노그래프 레이아웃은 1858 컬렉션의 원형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거니와 빈티지 크로노그래프 시계 디자인을 재현할 때 가장 안전한 선택 중 하나입니다. 또한 앞서 전개한 모노푸셔 방식의 수동 크로노그래프 라인업을 통해 이미 충분히 접한 형태이기 때문에 컬렉션상의 연계성도 있고, 자연스러운 라인업 확장이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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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중앙의 투 카운터를 기점으로 상하좌우가 대칭을 이루고, 1930년대 빈티지 몽블랑 로고 외엔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와 같은 흔히 볼 수 있는 영문 프린트를 생략한 것도 다분히 1920~30년대 오리지널 미네르바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디자인을 의식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지난 수년 간 시계업계를 잠식한 레트로 트렌드의 여파로 이름있는 브랜드마다 자사의 헤리티지 피스 디자인을 리바이벌한 시계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 중에서 역사적인 모델을 진정으로 충실하게 재현한 시계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게 현실입니다. 몽블랑 1858 컬렉션의 주요 제품들(특히 크로노그래프 제품군)은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단연 돋보이며, 전통적인 디자인의 가치를 특히 중시하는 퓨리스트(Purist, 순수주의자)들의 까다로운 미감조차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자사의 헤리티지 디자인에 관한 충분한 이해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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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즈(청동) 케이스 버전에는 선버스트 마감한 샴페인 컬러 다이얼을 적용하여 빈티지 디자인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참고로 리뷰 속 제품은 샘플용으로 이미 케이스에 파티나가 제법 진행된 상태! 로듐 코팅 핸즈 대신 18K 레드 골드 코팅 핸즈를 사용해 다이얼 컬러와의 조화를 고려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전면 글라스로 박스 형태로 불룩하게 솟은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한 것도 빈티지 모델에 사용된 클래식한 플렉시글라스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의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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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유산을 계승한 1858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를 선망하지만 해당 라인업 자체가 레퍼런스별 100피스 내외로 소량 한정 제작 출시되는데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을 느꼈던 이들에게 올해 새롭게 출시한 1858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는 분명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수동 크로노그래프 모델처럼 모노푸셔 타입이 아닌, 스타트(스톱)와 리셋을 나눠서 관장하는 2개의 푸셔를 갖추고 있는 점도 일반 고객들에겐 더욱 친근하게 느껴질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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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셀리타(Sellita)의 SW500을 베이스로 하는 MB 25.11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직경 13 1/4리뉴(30mm) 크기에 시간당 28,800회(4헤르츠) 진동하고, 약 48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로 그 사이즈부터 구조, 성능까지 ETA/밸쥬 7750을 대체하는 클론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미네르바로부터 물려받은 고급 에보슈를 비롯해 앞서 니콜라스 뤼섹 라인으로 전개한 몇 종의 인하우스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를 보유하고 있고, 새로운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개발할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몽블랑이 굳이 셀리타 베이스를 택한 것은 더욱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타협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충분히 검증된 베이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제품 관리 및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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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 컬렉션의 다른 셀리타 베이스 시계들과 마찬가지로 무브먼트는 의도적으로 노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케이스 소재에 따라 스틸 혹은 브론즈 코팅 마감한 티타늄 케이스백 중앙에 몽블랑 산 형상을 배경으로 2개의 등산용 아이스 피크(얼음 곡괭이)가 나침반과 몽블랑 스타 로고와 함께 어우러진 스페셜 인그레이빙을 추가했습니다. 케이스백만 봐도 한눈에 1858 컬렉션을 관통하는 ‘산악 탐험 정신’의 테마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케이스백 테두리에는 100m 방수 사양 및 몽블랑 자체적으로 500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몽블랑 랩 테스트 500(Montblanc Laboratory Test 500)를 통과한 제품임을 알 수 있는 인그레이빙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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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러그 방향 양쪽만 스티칭 처리한 브라운 컬러 가죽 스트랩 혹은 블랙 바탕에 그레이 스트라이프 패턴이 어우러진 일명 ‘007 나토(NATO)’ 스트랩을 장착했습니다. 150년 전통의 프랑스 한 직조 공장과의 파트너십으로 공급받은 고급 우븐 나토 스트랩은 오직 스틸 모델(Ref. 117835)로만 선보이며, 또 다른 스틸 버전(Ref. 117836)과 브론즈 버전(Ref. 118223)은 이탈리아 피렌체 펠레테리아 공방에서 제작한 꼬냑 컬러 송아지 가죽 스트랩과 함께 선보입니다. 1858 컬렉션은 케이스의 가공 상태도 전반적으로 훌륭하지만, 스트랩의 퀄리티 또한 매우 인상적입니다. 빈티지한 느낌의 가죽 스트랩은 물론 트렌디한 나토 스트랩 역시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여느 나토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퀄리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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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의 국내 출시 가격은 스틸 버전은 스트랩 종류에 관계 없이 5백 33만 원, 브론즈 버전은 6백 26만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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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해 전만 하더라도 한철의 유행으로 끝날 줄 알았던 레트로풍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져 이제는 업계의 대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빈티지 크로노그래프를 향한 모종의 향수와 뚜렷한 취향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몽블랑 1858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는 앞서 열거한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듯 분명 매력적으로 느껴질 만한 요소들을 많이 품고 있습니다. 올해 160주년을 맞은 미네르바의 유구한 헤리티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이 시계가 단순히 유행만을 좇아 탄생한 제품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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